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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롬톤/섬진강 종주

브롬톤으로 가는 1박 2일 섬진강 종주 후기 - #3. [1일차] 강진공용버스터미널 ~ 구례

by 루 프란체 2023. 3. 27.

강진공용버스터미널로

나는 전 날 미리 전주로 내려와서 잤기 때문에 사실상 2박 3일인 내용이지만 나는 그냥 아침 잠이 많아서 그런거니까 그냥 1박 2일로 종주를 한 걸로 치고 내용을 작성하겠다. 동서울터미널에서 6시 버스를 타시는 분들은 내가 적는 내용하고 비슷하게 일정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강진공용버스터미널 (전북) 으로 가는 티켓

 

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한잔님과 브롬브롬님을 만나 강진공용버스터미널로 가는 티켓을 끊었다. 가격은 5,200원이고 시간은 나와있지 않은데 버스 시간표는 여기를 참고하면 되고 좌석 또한 따로 지정되어 있지 않으니 그냥 타는대로 앉으면 된다. 참고로 위에서 말한 동서울터미널 발 6시 버스를 타게 되면 8:42 버스는 타지 못 하고 9:40 버스를 탈 수 있다. 

 

혹시나 전주역에서 전주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하실 분들이 있을까봐 남겨두자면 역에서 터미널까지는 생각보다는 거리가 약간 있고 또 살짝 낙타등으로 되어 있으니 시간이 빠듯하다면 웬만하면 고속터미널이나 시외버스터미널로 바로 이동하는 편을 추천하고 싶다.

 

원래 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9:40 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왠지 사람이 많을 것 같아 8:42 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러 나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잘한 선택인 것 같다. 토요일에 했던 선택 중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아마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일정상으로 그렇게 됐다.

 

기사님들이 모여서 대화 중

 

터미널에서 자전거를 접어서 저렇게 대기하고 있으니 버스 기사분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이 자전거는 뭐냐, 얼마냐, 들어보자 등등 관심을 너무 많이 주셔서 조금 부담스러웠다... ㅋㅋ 기사분 말씀으로는 이쯤 되면 자전거 탑승객들이 어마무시하게 많아져서 버스에 자전거를 싣지 못 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예전엔 마을버스 수준으로 작은 버스가 배차가 돼서 자전거를 두 대 실으면 그걸로 끝이었는데 요즘은 일반 고속버스처럼 큰 차량이 배차가 돼서 자전거를 싣기에 큰 무리가 없다고 한다. 물론 우리는 브롬톤이니까 더더욱 많이 실을 수 있겠지?

 

저 뒤에 제대로 서있는 나의 P라인

 

브롬동에서 보고 배운대로 자전거를 세워두고 안장을 쭉 뽑아서 짐칸 천장에 닿게 해놨더니 앞뒤로는 조금 왔다갔다 했지만 옆으로 넘어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저씨가 약간 운전을 좀 험하게 해서 넘어지지 않았을까 걱정이었는데 괜찮았던 걸 보면 앞으로 버스도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정 불안하면 가방으로 받쳐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브롬톤 순정 안장의 경우 너비가 넓어서 지탱을 확실히 해줘서 안 넘어질 것 같고, 내 브룩스 캠비움 C15 안장은 안장이 굴곡이 있기도 했고 이지휠을 엄청 큰 걸로 베어링 빵빵한 녀석으로 달아놔서 좀 걱정이기는 했는데 그래도 잘 서있었던 걸 보면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강진공용버스터미널

 

강진공용버스터미널은 처음 오는건데 인터넷으로 봤던 것보다는 생각보다 규모가 있었다. 출발 전, 인터넷으로 열심히 검색해서 봤을 때는 엄청나게 작다고 적혀있어서 주변에 진짜 아무 것도 없겠구나 했었는데 이 부근이 완전 시골인 점을 감안하면 꽤나 제대로 된 터미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편의점도 있고 식당도 있고 주유소도 있고 마트도 있는 나름 시내라는 느낌? 편의점이 터미널 바로 옆에 있으므로 물이나 간식 같은 경우에는 터미널 근처에서도 충분히 구매가 가능하니 미리부터 준비해서 내려올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강진공용버스터미널 근처에는 식당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조금은 있는 편인데, 그 중 우리가 강진공용버스터미널에서 들른 식당은 이번 종주 일행 중 서현님의 친척 분의 소개로 오게 된 다슬기탕으로 유명하다는 가나안 식당이다.

 

가나안 식당

 

나는 기본적으로 국을 안 좋아하는 이유도 있지만 예전에 구례에서 먹었던 재첩국이 너무나도 맛이 없었던 기억이 나서 제육볶음을 주문했는데 그냥 다같이 하나씩 주문해서 나눠먹기로 해서 제육볶음 2인분과 다슬기탕, 추어탕을 하나씩 주문했다.

 

근데 다슬기탕이 생각외로 너무 맛있어서 다시 여기로 오게 된다면 1인 1다슬기탕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순대국 이외의 국을 맛있다고 생각하다니... 존맛탱집 인정합니다.

 

출발~

 

식당 앞에서 파이팅 구호를 한 번 외치고 섬진강댐 인증센터로 출발했다. 옷을 얇게 입었더니 날씨가 약간 선선해서 걱정이었지만 엄청 춥거나 하지는 않아서 그냥 그대로 출발했다.

 

섬진강댐 인증센터로

가나안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후 먼저 보급을 하기 위해 다시 터미널을 거쳐서 편의점으로 이동했다. 근데 보급을 하고나서 실수를 한 게 또다시 핸드폰의 GPS 가 튀어서 한 블럭을 돌게 되었다... 강진공용버스터미널에서 편의점으로 갔던 방향으로 그대로 직진하면 섬진강댐 인증센터로 갈 수 있다.

 

섬진강댐 인증센터에 도착했을 때 섬진강 종주를 하기 위해서 온 가족을 볼 수 있었는데 이 가족을 1박 2일동안 계속 만나게 되었다. 역시 자전거로 하는 종주는 이런 맛이 있는 법이다.

 

강진공용버스터미널에서 섬진강댐 인증센터까지는 2km 정도만 가면 된다. 이렇게 금방 갈 수 있는 코스를 한 바퀴 돌아서 가다니... ㅋㅋ 나란 남자는 대단한 남자인 것 같다. 내가 이렇게까지 길치는 아닌데...

 

섬진강댐 인증센터

 

예전에 내가 인증을 했었을 때는 섬진강댐 인증센터가 카페 바로 옆에 있었는데 카페 앞 길 건너 주차장으로 위치가 이동되어 있었다. 따로 찾으려고 할 필요 없이 강진공용버스터미널 방향에서 오다보면 오른쪽에 보이니 못 찾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장군목유원지 인증센터로

장군목유원지 인증센터까지는 완만한 길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약간의 낙타등은 있지만 막 산을 올라가고 고개를 올라가고 그런 난이도가 높은 코스는 없다. 섬진강은 전체적으로 풍경이 좋은 편인데 개인적으로 강만 봤을 때는 하류보다는 상류 쪽의 풍경이 제일 예쁜 것 같다. 

 

한가지 팁을 써두자면 길을 따라서 쭉 가다보면 다리를 건너는 방향으로 파란색 라인이 이어져 있는 길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직진을 해도 되고 길을 건너도 된다. 우리는 길을 건너려다가 여기가 아닌가? 하고 직진을 했는데 직진을 하면서 보니 건너서 가는 편이 길도 훨씬 깔끔해보이고 평탄해보였다.

 

섬진강의 풍경

 

장군목유원지 인증센터에 도착하기 조금 전에는 이렇게 흔들다리가 있는데 저번에 왔을 때는 밤이라 사진을 찍지 못한 게 너무나도 아쉬웠었는데 이번에는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근데 흔들다리라고 말은 해놨지만 막 흔들린다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이 주변에도 펜션이 많이 있는지 관광객들이 꽤 있는 편이었다. 아무래도 인증센터 이름처럼 장군목이 유원지라서 그런 것 같다. 

 

장군목 현수교

 

말이 나온 김에 정확한 이름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그냥 장군목 현수교라고 한다. 구글에서 검색해서 나오는 사진은 빨간 색이 아니라 약간 초록 빛이 나는데 예전에는 색이 초록색이었나보다. 빨간색이 좀 더 보기 좋은 것 같은 건 개인적인 생각이다.

 

장군목 현수교에서 5분 정도를 더 달리면 장군목유원지 인증센터가 나온다. 캠핑장에는 매점도 있는데 숙박하는 사람 외에 출입금지라고 써있는데 차량만 출입금지일 것 같으니 매점은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장군목유원지 인증센터

 

여기에서도 로드를 타고 섬진강 종주를 오신 분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브롬톤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셨다. 역시 브롬톤이란 자전거는 어딜 가든 관심을 받는 자전거다. 

 

장군목유원지 인증센터 옆에는 화장실도 있으니 화장실을 이용하실 분은 화장실을 이용하셔도 된다. 남자화장실에는 휴지도 있었는데 여자화장실에는 휴지가 없었다고 한다. 물도 잘 나오니 손도 깨끗하게 씻을 수 있다.

 

인증센터 주변 전경

 

예전에 장군목 현수교가 공사중이었을 때는 저 징검다리를 자전거를 들고 건너서 인증센터로 왔어야 한다는 글을 어디선가 봤던 기억이 있는데 이 무거운 브롬톤을 들고 저기를 건넜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오우... 그나저나 장군목유원지 인증센터 근처에 있다는 그 유명하다는 나무는 이번에도 못 봤네...;;; 

 

향가유원지 인증센터로

장군목유원지 인증센터에서 20분 가량 휴식시간을 가지고 다음 인증센터인 향가유원지 인증센터로 향했다. 이번 섬진강 종주 코스 중에 가장까지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의 난코스였다. 코스 자체가 험난하다거나 그러진 않은데 바닥 도로의 상태가 좋지 못 해서 펑크가 날까봐 노심초사했던 구간이다.

 

향가유원지 가는 길

 

향가유원지 인증센터로 가다보면 짧은 다리를 하나 건너는데 이 다리의 끝에서 이정표가 총 3곳으로 되어 있어서 어디로 가야하지? 하고 헷갈릴 수 있는데 우리는 향가유원지 인증센터로 가고 있다고 제대로 생각을 하고 있으면 크게 문제는 없다. 

 

여기서 한 가지 사실을 알려주자면 국토종주 수첩의 섬진강 종주 페이지를 보면 향가유원지 인증센터 스탬프를 찍는 곳 바로 직전에 영산강 자전거길의 안내 표시가 있는 걸 알 수 있는데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아! 여기가 바로 그 갈림길이구나! 하고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 쪽은 바로 영산강 종주인 메타세콰이아 인증센터로 가는 길이다. 물론 우리는 향가유원지 인증센터로 가고 있기 때문에 그 쪽으로 갈 일은 없다.

 

향가터널

 

이정표 이후로 나름대로 잘 닦인 길을 따라가다보면 향가터널을 만날 수 있다. 향가터널로 오는 길은 오르막으로 되어 있는데 현재 바닥 상태가 매우 좋지 못 하니 조심해서 올라오도록 하자.

 

향가터널은 일제시대 때 쌀을 운송하기 위해 만들던 터널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가 광복이 되어서 실제로 사용된 적은 없다고 한다. 터널 앞에 보면 일본군 순사가 감시하는 듯한 동상과 일을 하고 있는 듯한 농민의 동상을 볼 수 있다. 

 

이후 터널을 통과하면 바로 향가유원지 인증센터가 나온다. 터널 안이 매우 어두우니 전조등을 가지고 있다면 전조등을 켜는 것을 추천한다.

 

향가유원지 인증센터

 

이번 종주는 유난히 피곤했던 탓인지(?) 인증센터에서 사진을 찍는 걸 두 번이나 잊어버려서 향가유원지 인증센터의 사진이 없다. 웬일로 액션캠이 한 번도 꺼지지 않고 열일해준 덕분에 액션캠에서라도 캡쳐해올 수 있어서 다행이다.

 

힘들게 도착한 향가유원지 인증센터에는 사람이 어마무시하게 많이 있었다. 어디서 나온건지 그동안 못 봤던 라이더들도 수십명 정도가 있었다. 다들 차를 타고 여기까지 온건가? 일반 관광객도 많고 라이더도 많고 그야말로 핫플레이스의 느낌이었다.

 

여기까지 오니 슬슬 다들 지쳐하는 기색이 보여서 보급을 하고 충분히 쉬고 가기로 했다. 매점에서 큰 물은 팔지 않고 작은 생수를 파는데 의외로 편의점과 같은 가격인 1,000원이었다.

 

전주 초코파이 존맛!

 

전 날, Grace 님이 사주신 전주 초코파이!! 안 그래도 최애 과자가 몽쉘인 나에게 있어서는 정말 개꿀맛, 핵꿀맛, 대존맛이었다. 너무 달지도 않고 입에서 살살 녹는 듯한... 크... 라이딩 최고의 보급품이었다.

 

여기서 서현님이 전 날 6시간동안 준비해오셨다는 구운 계란과 하비님의 비타민으로 추가 도핑(?)을 하고 약간의 휴식 시간을 가졌다. 향가유원지에는 숙박 시설도 있어서 미리 예약한다면 여기서 자보는 것도 추억이 될 것 같다.

 

날아올라~~~

 

이번 종주는 유난히 점프샷을 많이 찍는군... ㅋㅋ 날아올라 폴짝~~

 

횡탄정 인증센터로

다음 인증센터인 횡탄정 인증센터는 이번 섬진강 종주 중 가장 험난한 코스였다고 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자전거 도로 사정이 나빠져 있었다. 가장 아름다운 비단길인 섬진강도 이제 옛날 이야기다. 적어놓지 않아서 그렇지, 향가유원지 인증센터로 가는 길에도 모래, 자갈이 덮고 있는 길이 엄청나게 많았다.

 

3년 전인가, 수해로 섬진강 인근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했는데 그 복구 공사가 5년간 예정 되어 있어서 앞으로 최소 2년 정도는 자전거 도로의 사정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니 섬진강 종주를 가는 분들은 참고하길 바란다.

 

잘 닦인 자전거 도로

 

초반 어느 정도는 위에 보이는 사진처럼 길도 매우 잘 닦여 있어서 공사 하는 거 맞아? 끝난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조금만 더 달리다 보면 아래 사진처럼 도로를 다 엎어놔서 자갈로 뒤덮인 도로가 계속해서 나온다.

 

공사 중인 섬진강 도로!

 

자출사에서 검색을 해봤을 때 세번째 바닥에 구멍이 송송 뚫린 사진은 우회 해도 된다고 나와있었는데 우회하지 않아도 금방 길이 끝나서 우회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바닥에 자갈이 정말 많이 있으니 몸무게가 많이 나가거나 짐이 많이 무거우신 분들은 필히 끌바를 하도록 하자.

 

혐짤은 자체 모자이크 처리....;;

 

섬진강 종주를 떠나기 일주일 전, 유난히 피곤하더니 입술이 빵빵 터져버리는 바람에 안 그래도 혐짤인 내 얼굴이 더더욱 혐짤이 되어버렸는데 횡탄정 인증센터에서 찍은 사진이 이것 밖에 없어서 스티커를 붙였다... 젠장...

 

횡탄정 인증센터에도 향가유원지 인증센터와 마찬가지로 라이더 분들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이 분들은 차를 끌고 오신 것 같았다. 그리고 이 분들도 마찬가지로... 브롬톤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셨다. ㅋㅋ 미니벨로로 대단하십니다~~~!!

 

사성암 인증센터로

일행 중 두 분이 먼저 복귀를 하셔야 해서 다음 목적지는 곡성 역으로 정했다. 원래는 구례구 역에서 복귀를 하실 예정이었는데 무릎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지셔서 곡성 역에서 복귀 하기로 하셨는데 여기서 크나큰 실수를 범했다.

 

그게 뭐냐면, 횡탄정 인증센터를 떠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갈림길에서 네이버 지도 GPS 가 곡성 역으로 가려면 직진이라고 해서 직진을 했다가 공사로 우회중인 길에 막혀 곡성 역으로 가는 길을 돌아서 가게 됐는데 이게 시간을 좀 잡아먹는 결과가 됐다. 그냥 우회전해서 쭉 갔으면 되는건데... ㅠㅠ 죄송한 마음이다.

 

섬진강 한 컷

 

횡탄정 인증센터를 지나고나서부터는 자전거 도로를 섬진강의 서쪽 길로 갈지, 동쪽 길로 갈지 정할 수 있는데 횡탄정을 따라 쭉 내려간다면 동쪽 길이고 길을 건너서 곡성을 거쳐서 간다면 서쪽 길로 갈 수 있다. 정식 코스가 어느 쪽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횡탄정에서 쭉 이어져 있는 동쪽 길이 정식 코스가 아닐까 싶다.

 

동쪽 길로 간다면 중간 쯤부터는 자전거 도로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차도를 이용해야 하고 서쪽 길로 간다면 다시 동쪽 길과 합류하게 되는 지점까지는 별도로 마련된 자전거 도로를 이용할 수 있으니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고 싶으신 분은 곡성으로 들어가서 서쪽 길로 가든가, 아니면 동쪽 길로 가다보면 건널 수 있는 다리를 이용해 서쪽 길로 건너가는 방법이 있다.

 

난이도는 뭐 어차피 둘 다 낙타등으로 오르락 내리락 하니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거고 현재 우회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해당 다리는 건널 수 있으니 여기를 참고해서 건너면 된다.

 

우회 안내는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우회 안내는 위의 사진에서 보이듯이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이쪽으로 라고 써있으면 그 쪽으로 가면 되고 화살표가 그려져 있으면 X자가 되어 있지 않은 방향으로 가면 된다. 대신, 바닥 상태가 영 좋지 않으니 여기에서도 펑크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도록 하자.

 

곡성 기차마을

 

곡성 역으로 향하는 도중에 곡성 기차마을이 보였다. 여기도 종주를 떠나기 전에는 한 번쯤 돈을 내고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약간... 멀리서 보고 있으니... 태릉에 있는 기차 카페가 생각이 났다. 안 들어가봐도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밖에서 봤는데도 다 본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

 

휴식 중

 

곡성 역에서 먼저 복귀 하셔야 하는 두 분을 보내드리고 사성암 인증센터로 가는 도중에 휴식 시간을 가졌다. 휴식 시간엔 앉아서 다리를 좀 풀어줘야 하는데 우리 밴드 여러분들은 쉬자고 하시고는 계속 서계신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여기서도 각자 보급품으로 도핑을 조금 해주고 다시 출발한다.

 

이 날 사실 비 예보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오후 4시쯤부터 비가 온다고 되어 있어서 우비도 챙기고 그랬는데 여기서 휴식을 했을 때가 5시 30분 쯤이 된 시간이었어서 언제 비가 올지 몰라 조마조마한 마음도 있었다. 숙소까지의 거리는 대략 23km 정도가 남은 상황.

 

벚꽃

 

여기까지 오면서 왜 자꾸 우리가 가지 않는 쪽에만 벚꽃이 있는 건지 의문이 꽤 많이 들었었다. 자전거 도로를 따라오는 도중에 갈림길에서 와! 저기 건너편에 벚꽃 많다! 라고 생각하면 그 방향은 꼭 우리가 가지 않는 방향이었고... 위의 휴식 사진에도 보이듯이 우리가 있는 곳에는 벚꽃은 커녕 들꽃 하나 안 피어 있었는데 이렇게 길 건너편에는 벚꽃이 많이 피어있는 경우도 있었고... 왜지?

 

두가헌

 

자전거 길을 따라 계속해서 달리다보면 두가헌이 나온다. 이게 뭔가 했더니 카페라고 하는 것 같다. 생김새나 위치에 비해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 않다. 여유가 있다면 이 곳에서 커피를 한 잔 하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참고로 빙수 맛집이라고 한다.

 

두가헌을 지나면 나오는 그 유명한 무지개색 블럭? 다리? 하여튼 형형색색 칠해놓은 다리가 예뻤는데 시간이 약간 아슬아슬한 관계로 사진을 찍지 못 하고 지나쳐서 좀 아쉽긴 하다. 다음 번에 또다시 종주를 하게 된다면 그 때 다시 찍는걸로~

 

그리고, 두가헌을 지나서 조금 가다보니! 드디어! 대망의! 벚꽃 길이 등장했다!

 

벚꽃길!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기대도 하지 않던 벚꽃 길이 미친듯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정말 뭐랄까, 그동안의 고생이 싹 잊혀지는 풍경이었달까? 여기서부터는 좀 더 선명하게 벚꽃을 눈에 담고 싶어서 고글도 벗고 꽃 향기를 느끼려고 마스크도 벗고 달렸는데 꽃 향기를 맡으면 힘이 나는 모 자동차처럼 지친 내 다리도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길이 무려 40분 정도는 계속해서 이어진 것 같다. 정말 뭐랄까, 올해 볼 벚꽃은 이걸로 다 봤다 싶은 만족감이 엄청나게 크게 다가오기도 하고 내가 왜 이런 길을 모르고 살아왔을까? 다른 사람들은 다 찾아다녔었겠지? 하는 뒤늦은 안타까움도 몰려오기도 하고 벚꽃 길을 달리는 동안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구례구 역을 지나 사성암 인증센터로~

 

저런 벚꽃 길이 거의 구례구 역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졌는데 구례구 역을 지나니 또다시 벚꽃 터널이 이어졌다. 이미 날이 어둑어둑해져서 벚꽃이 잘 보이진 않았지만 여기도 날이 밝을 때 왔으면 정말 좋았겠다는 안타까움을 지울 수가 없었다. 곡성으로 가는 길을 내가 헤매지만 않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계속해서 남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사성암 인증센터

 

이번에도 사진을 찍는 걸 잊어서 액션캠에서 캡쳐를 해왔다. 사성암에 도착하니 예상보다 조금 늦어진 19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여기에서 서현님과 Grace 님은 택시를 타고 숙소까지 오는 걸로 하고 나머지 5인은 자전거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구례 시내로

사실 숙소까지 오는 건 3km 정도 밖에 되지 않아서 크게 쓸 내용은 없는데 이제까지의 라이딩 중에서 가장 짧게 느껴진 구간이었다. 길이 많이 깜깜해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는 점 정도...?

 

숙소는 권용규님이 추천해주신 예일 스테이 (예일각) 으로 정했는데 자전거용 창고가 따로 있는 호텔이었다...? 여인숙 같은데 호텔이라고 써있으니 호텔이라고 해야겠다. 물론 나는 접이식이었기 때문에 호다닥 접어서 방으로 가지고 들어갔다.

 

우리는 2주 정도 전에 미리 방을 6개를 예약해놔서 바로 입실을 할 수 있었는데 갑자기 만개해버린 벚꽃 때문에 사람들이 급하게 많이들 놀러왔는지 우리가 체크인을 하는 동안에도 공실이 있는지 물어보는 행렬이 끊이질 않았다. 미리 방을 예약한 나, 칭찬해~

 

예일 스테이 (예일각)

 

그리고 밥을 뭘 먹을까 하고 있었는데 서현님이 택시기사님께 여쭤봐서 식당을 예약했다고 그 쪽으로 가자고 해서 우선 짐만 놓고 밥을 먹으러 나왔다. 다들 간절히 고기를 원해서 고기를 먹으러 왔는데 고기의 퀄리티는... 음... 파김치가 맛있었다. 버섯을 많이 줘서 좋았다.

 

무슨 가든? 잊어버렸다.

 

고기를 먹고 숙소로 걸어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왼쪽을 쳐다봤더니 공원이 하나 있었는데 얼핏 봐도 벚꽃이 어마무시하게 많이 피어있는 것 같아서 브롬브롬님과 후다닥 뛰어서 한 번 둘러보고, 벚꽃 라이딩을 테마로 왔는데 벚꽃을 너무 못 본 것 같아서 아침에 화개장터로 출발하기 전에 이 쪽 공원을 한 번 슥 돌아보고 가는 걸로 하고 후다닥 숙소로 돌아왔다.

 

벚꽃!

 

숙소로 돌아오니 브타밴의 마카오님이 구례에 놀러와 계신다고 간식 거리를 사서 오신다고 하셔서 대충 씻고 10시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서울에서도 만나기 힘든 분을 구례에서 만나니 신기(?)했다.

 

예일 스테이 (예일각) 온돌방 

 

나는 기본적으로 침대에서는 잠을 잘 못 자는 사람이라서 온돌방으로 예약했는데 역시 시골이라서 건물이 그렇게 세련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욕조도 있고 괜찮은 방이었다. 보일러가 어찌나 빵빵한지 너무 뜨거워서 그냥 꺼놓고 잤는데도 춥지 않게 잘 수 있었다.

 

야식 타임~

 

마카오님이 가져다주신 맛난 아이스크림과 빵, 간식을 먹고 23시 정도까지 수다를 떨다가 다들 방으로 돌아가고 나는 다시 한 번 간만에 욕조에 물을 받아서 몸을 풀어주니 크으~~~ 물을 너무 미지근하게 받았다... -_-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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