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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로드/국토종주

[나홀로 국토종주 시리즈] 4박 5일 (2021.05.19~2021.05.23) 간의 여정 - 2일차

by 루 프란체 2021. 5. 26.

비내섬 인증센터로

아침 7시쯤 눈을 떠서 비몽사몽한 상태로 전 날 저녁에 사 온 간식거리를 챙겨먹었다. 사실 저기서 롤케익처럼 생긴 빵은 뭔가 먹을 기분이 안 들어서 하루종일 가지고 다니다가 저녁 때 먹었는데 저녁 때 먹으니 벌써 상한 기분이었다. 퉷.

 

절대 빠지지 않는 주종발효 빵 ㅋㅋ

 

원래대로라면 근처 식당에서 아침을 먹으려는 계획이었지만 아몰랑 너무 피곤해서 일단 비내섬 인증센터로 향한다. 비내섬 인증센터로 가다가 배고프면 근처에서 뭔가 먹지 뭐... 하는 생각으로 간다. 무엇보다 그 시간대에 식당이 열었는지도 모르겠다. 확인할 기력도 체력도 없었다. ㅠㅠ

 

이 날은 오후부터 비 예보가 있어서 최대한 오전 중에 거리를 뽑아둘 계획이었는데 그런 거 완전... ㅠㅠ 망했다.

 

포장 상태가 아주 양호하다.

 

예전에 이 쪽 길을 지날 때 길의 포장이 아주 좋지 않은 그런 기억이 있는데 포장 상태가 상당히 양호한 게 아니라 최고였다. 내가 기억하는 길은 도대체 어디인 걸까? 포장이 전부 새로 된 걸까? 하여튼 이 쪽 길은 가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이 포장이 잘 된 도로를 따라가다보면 공도를 또 타게 되는데 이 구간이 6년 전에는 공사 중이어서 완전 욕하면서 걸어갔던 구간이라는 게 지금 막 이 글을 쓰면서 기억이 났다. 그러면 이 포장이 잘 된 길 또한 전에는 비포장 도로였던 건데... 기억이 날랑말랑 아몰랑. ㅋㅋ

 

구름이 벌써부터...
약간의 공도를 타야 한다.
고프로8 좋아~ ㅋㅋ

 

그러고보니 이 구간에 쓸데없이 농로로 우회 시키는 구간이 있었는데 이번엔 그렇게 우회를 시키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코스가 조금 바뀐건가? 농로도 포장이 안 되어 있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포장이 새로 싹 되어 있어서 정말 위에도 계속 적었지만 최고의 길이었다.

 

나는 공도가 좋다, 공도를 계속 탈거다 하시는 분들은 공도만 쭉 타고 가도 될 것 같다. (이 부분은 지도를 보고 각자 판단하세용~)

 

비내섬 인증센터
같이 도착한 아조씨가 문을 열고 들어가는 걸 보니 문은 열려있는 것 같았다.

 

비내섬 인증센터에 도착했을 때가 대략 9시 정도였던 것 같은데 같이 도착한 아조씨가 쉼터 문을 열고 들어가는 걸 보니 아침에도 문은 열려있는 것 같은데 식사는 하지 않으신 것 같다. 장사를 안 하는건지 식사를 안 하신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 아냐면 충주댐 인증센터로 가는 동안 계속해서 만났기 때문이다. ㅋㅋ

 

부론면에서 여기까지는 거의 평지길이었다. 근데 정확히는 강천보 인증센터에서부터 생각을 해야하니까 강천보 인증센터부터 오는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그렇게 막 평지만 있고 그러는 코스는 아니다.

 

충주댐 인증센터로

비내섬 인증센터에서 딱히 할 건 없어서 바로 충주댐 인증센터로 출발하기로 한다. 비가 오기 전에 최대한 거리를 뽑아둬야 하니까. 배가 고프신 분들은 비내섬 인증센터에서 식사를 하고 출발하셔도 된다. 비내섬 인증센터를 출발하면 얼마 안 있어 이런 업힐을 하나 넘어야 한다.

 

저 앞은 안 봐도 다운힐~

 

굳이 이 사진을 찍은 이유는 이 사진의 다운힐 끝 부분에서 좌회전을 해야 하니까 너무 정신줄 놓고 다운힐을 하지 말라는 의미로 골랐다. 뭔가 사진 끝만 보면 어마무시한 경사도일 것 같지만 경사가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심하지 않아서 업힐도 다운힐도 생각보다는 힘들지 않게 할 수 있다.

 

요기서 좌회전 해야 한다.

 

얼핏 보면 그냥 직진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골라봤다. 여기에서 좌회전을 해서 농로로 들어가야 한다. 예전에 동X 이라고 하는 내 친구가 여기서 좌회전 해야 되는 걸 모르고 그냥 신나게 다운힐을 즐겼다가 다시 되돌아왔다고 한 게 기억이 난다.

 

여기서 좌회전을 해서 들어가는 이 농로 구간이 약간 길 상태가 좋지 않은데 조금만 참고 가면 다시 포장 상태가 좋아지니 너무 걱정하지 말도록 하자. 이 때까지는 하늘이 꾸리꾸리하기는 했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그래서 기상청이 웬일로 열일했네~ 라고 생각했지만...

 

이건 왜 찍었더라?
뻥 뚫린 길을 나 혼자서...
어... 왜 찍었더라...?
나무 데크 길은 미끄러짐에 주의하자.

 

아마 저 돌무더기는 돌탑이라고 해야 하나? 그게 많이 쌓여있어서 찍은 것 같다. 아참, 혹시나 해서 적어두지만 여기까지 오면서 따로 보급을 할 만한 곳은 없었다. 비내섬 인증센터에서 보급을 하거나 비내섬 인증센터를 출발하고 얼마 안 지나서 있는 슈퍼에서 보급을 하거나 하자. 보급이 급하지 않으면 이 길을 따라서 쭉 가다보면 중앙탑 휴게소를 지나가게 되니 그 곳에서 보급을 해도 된다. 참고로 충주댐에 도착하기 바로 전까지는 거의 평지 코스다.

 

그리고 여기까지 오면서 만난 사람이라고는 비내섬 인증센터에서 만난 아조씨 뿐... 종주를 하는 사람이 많이 없었나? 휴가 내기 딱 좋은 날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종주 길에 사람이 너무 많아도 문제, 너무 적어도 문제다.

 

먹구름이 몰려온다.
마치 블로그 글 작성하는 것처럼 끝나질 않는군.
공사 중...

 

그리고 중앙탑 휴게소를 지나면 2021.05.19 기준 자전거 도로의 나무 데크가 무너져서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것 참... 종주 날을 잘못 골랐다 싶은 게 여기저기 고치고 있는 곳이 너무 많았어. 흠. 우측 공도를 통해서 진행하면 된다.

 

데크 구역을 지나서 좌회전을 하면 아래 사진처럼 공사하는 곳이 있어서 덤프 트럭이 많이 지나다니므로 조심조심해서 다니도록 하자. 보통 덤프 트럭은 뒤에서 오는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으니 최대한 우측으로 피해있다가 덤프 트럭이 지나가고 나서 가거나 하면 다시 출발하는 것도 안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갔을 때 마주친 덤프 트럭들은 전부 나를 안전하게 피해서 가줘서 너무 감사했다.

 

공사 구간이 있다.
쉼터! 자판기도 있다.

 

이 구간을 지나서 가다보면 이런 쉼터가 있으니 쉬었다 가도 된다. 자판기도 있으니 아마 밤 늦은 시간에 들러도 음료 정도는 보충할 수 있을 듯 하다. (확실하지 않음) 여기를 지나면 살짝 길이 좋지 않은 구간이 나오기도 하고 오르막이 나오기도 하고 한다.

 

그리고 이 다음 부분 말인데 사실 큰 내용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거리, 체력 낭비를 줄이고 싶으면 잘 읽고 가도록 해보자. 

 

이 다리를 건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이 다리 뒤의 다리를 건넌다.
이 표시가 보이면 정신을 바짝 차리자.
주의하자.

 

다리를 건너서 가다보면 시내 구간에 진입하게 되는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다리를 건너서 우회전을 하자마자 시내인데 두 가지 경우에 대해서 적어놓겠다.

 

1. 충주댐 인증센터를 가는 경우

첫번째 사진을 보면 여기가 시내 진입 구간이라는 걸 알 수 있고 두번째 사진을 보면 자전거 도로라는 걸 알 수 있는데 저기 보이는 간판의 표시가 쥐꼬리만하게 되어 있어서 아무 생각없이 가다보면 이 곳을 지나칠 수도 있다. 우회전해서 내려간 후 직진을 하면 충주댐 인증센터로 갈 수 있다.

 

2. 충주댐 인증센터를 가지 않는 경우

내려가지말고 직진하자. 시끄러워, 나는 꼭 내려가야겠다! 싶으신 분은 내려가서 좌회전을 해서 진행하시면 되는데 내려가서 가다보면 2021.05.19 기준 꽤 오랜 기간동안 공사 한다고 결국 위로 다시 올라가라고 되어있다. 그러니까 괜히 내려갔다 올라가는 체력 낭비를 하지 말고 쭉 직진하도록 하자. 쭉 가다가 여기(지도보기)에서 우회전해서 진행하면 된다.

 

나는... 후... 말하지 않겠다. 

 

여기도 공사중이다.

 

그리고 충주댐 인증센터로 가는 길 말인데... 여기도 공사중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여기에서 좌회전을 해서 진행해야 하고 바닥의 표시도 파란선이 좌회전으로 그어져 있지만 MTB 가 아닌 이상 권장하고 싶지 않다. 사진에 보이듯이 안내판이 직진하라고 알려주고 있으므로 그대로 직진해서 진행하면 된다.

 

우회도로 안내판은 나름 잘 되어 있는 편인데 이게 또 그지같은 게 우회도로마저도 공사중이다. 설상가상으로 이 때부터 비가 왔기 때문에 완전 흙탕물, 진흙탕... 후... 한 시간 정도 일찍 나왔으면 괜찮았을까...? ㅠㅠ

 

우회도로마저 공사중이다...
충주댐 인증센터

 

하여튼 그렇게 도착한 충주댐 인증센터다. 여기에 올 때마다 궁금한 점이 왜 굳이 다운힐을 시킨 다음에 다운힐 끝 부분에 인증센터를 두었을까? 그냥 이 인증센터를 오기 위해 무조건 거쳐야만 하는 업힐 위에 만들어뒀으면 도장을 찍은 후에 상쾌한 다운힐로 다시 라이딩을 시작할 수 있을텐데... 입지라도 좋으면 모를텐데 그것도 바닥도 완전 자갈돌에... 왜 이렇게 만들어뒀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는 부분이다.

 

아참... 그렇지만 우회도로마저 공사중이라고 해서 그러면 우회할 필요 없겠네? 라고 생각은 하지 말자.

 

자전거 도로는 이렇게 되어 있다.

 

앞에 가는 아조씨는 비내섬 인증센터에서 만났던 그 아조씨인데... 여기 안 막혀있으니 여기로 가면 되는거 아니냐고 같이 들어갔다가 완전 고생했다. ㅋㅋ 우회해서 왔던 길 그대로 돌아가도록 하자.

 

충주탄금대 인증센터로

위에도 적어둔 바 있지만 열심히 달리다보면 이렇게 공사 구간이 나온다. 이 구간은 뭐 특별한 것 없이 그냥 쭉쭉 달리다보면 충주탄금대 인증센터가 나온다. 열심히 달려보자.

 

공사중이다.
안내판이 정신이 없다.
내 표정은 왜 이러니?
충주탄금대 인증센터

 

이렇게 다시보니 여기도 충주탄금대 인증센터가 아니고 그냥 탄금대 인증센터구나. 난 지금까지 몇 년을 충주탄금대 인증센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탄금대 인증센터 푯말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걸 보니 왠지 예전부터 탄금대 인증센터였을 것 같기도 하다.

 

하여간 이 날은 원래 비가 오기 전에 최대한 거리를 빼 둘 생각이었지만 이왕 비를 조금 맞은거 밥을 먼저 먹기로 하고 원래 계획이었던 왕갈비탕을 먹으러 이동했다.

 

탄금대 왕갈비탕 (12,000원) 인상 예정이라고 한다.

 

전 날도 갈비탕을 먹었지만 원래 충주댐 인증센터를 찍고나서 갈비탕을 먹는 예정이었으므로 갈비탕을 먹고 가도록 한다. 전 날 먹은 갈비탕과는 다른 맛이었는데 후추맛이 좀 강하다고 할까? 개인적인 입맛으론 괜찮았다. 6월부터 가격 인상이라고 되어 있던데 다음에 갈 때는 가격이 다르겠구나. 저 겉절이가 맛있어서 한 번 더 먹었다. 

 

수안보 인증센터로

충주탄금대 인증센터에서 수안보 인증센터로 가는 길에는 예전 같았으면 (6년 전 이야기다.) 길이 포장 되어 있지 않은 정말 로드로 여길 가도 되나? 싶은 구간이 있었는데 지금은 전부 깔끔하게 포장 되어 있었다. 자전거 도로의 사정도 나날이 좋아지는 듯 해서 기분이 좋았다.

 

깔끔한 포장, 피톤치드도 팍팍!
불법 주차된 차들 때문에 진입 시기를 놓쳤다.

 

잘 포장된 평지 길을 따라서 오다보면 약간의 시내 비슷한 곳을 지나게 되는데 인도 위의 자전거 도로도 아주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공도로 달리지 말고 인도 위의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도록 하자. 나는... 저 불법 주차된 차들 때문에 진입을 못 해서 약간 공도로 달린 후 자전거 도로로 진입했다.

 

이 쪽 길은 달리다보면 자전거 도로 바로 옆에 식당도 있고 카페도 있기 때문에 이 곳에서 식사 및 카페인 충전을 해도 좋다. 단, 이런 식당들이 자전거 도로에 붙어있다 라는 것은 자전거 도로로 걷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조심하도록 하자.

 

그렇지만 비가 많이 오고 있었다.

 

이런 피톤치드가 넘치는 길을 달릴 때는 정말 기분이 좋다. 바란 바는 아니지만, 비가 와서 그런지 더욱 운치 있는 길이 되어 있었다. 물론 자전거를 타면서 비를 맞는 건 별로 그렇게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멀리 여행을 나왔으니 한 두번쯤은 비를 맞아도 크게 불만은 없다.

 

물론 이런 비를 맞으며 150km 를 탄 건 안 비밀이고... 나를 제외한 다른 라이더들은 전부 우비를 챙겨입고 있었다. 여러분, 비가 올 때는 우비를 입으세요! ㅋㅋ

 

배터리와 가민을 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ㅋㅋ
저 손은 뭐니?
비 온 뒤의 길도 나름 운치가 있다.
열심히 달려달려~

 

자전거를 타고 여기를 지나가면서 놀란 점... 이 비를 맞으며 걸어서 국토종주를 하고 있는 분이 계셨다. 짐도 엄청 커보이시던데 대단하신 분이었다. 지금은 어디까지 가셨을까? 아무리 그래도 아직 부산에 도착은 못 하셨겠지?

 

자전거를 타고 가도 동물이라든가 차량이라든가가 지나갈 때마다 떨리는데 걸어서 가면 어떤 기분일까? 나도 나중에 자전거를 접게 되면 그 때는 한 번 걸어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팔봉 유원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여기가 무슨 드라마 촬영지라고 한다.
다운힐 전에 사진 한 장
쓸데없이 내 사진도 한 번... ㅋㅋ

 

이번 코스는 심각할 정도의 업힐은 없고 그냥 낮은 오르막이 한두 개 있는 정도이기 때문에 업힐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하나 주의할 점은 자전거 도로를 타고 쭉 따라가다보면 주유소가 있는 휴게소(만남의 광장)가 나오는데 여기서 횡단보도를 건너려면 보행자 신호 버튼을 눌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멍 때리고 있게 되는 수가 있다. 

 

이런 느낌의 마을 아주 좋다.
수안보 인증센터

 

사실 수안보 인증센터로 가는 동안 바닥이 거의 말라있어서 오, 뭐야? 오늘 비는 이게 끝인가? 다 온건가? 라고 생각을 잠깐 했는데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었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비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수안보 인증센터를 출발하면 이제 소조령과 이화령을 넘어야 하는데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실이 이화령 휴게소도 문을 열지 않는 날이 있다는 것이었다. 일단 배가 좀 고픈 것 같아서 수안보 인증센터 근처의 편의점에서 핫바를 하나 먹고 갔는데 정말 잘 했다고 생각이 든다. 여러분, 혹시 모르니 수안보 근처에서 조금이라도 보급을 해두세요!

 

이화령 인증센터로

이번 코스는 힘들다. 아마 새재 자전거길 구간 중 가장 힘든 구간이 아닐까 싶다. 소조령과 이화령도 그렇지만 수안보 인증센터를 출발해서 곧바로 나오는 업힐도 경사도가 상당하다. 

 

수안보 인증센터를 출발하면 바로 오르막이 보인다.
오르막의 끝에는 사당(?) 이 있다.

 

6년 전에 왔을 때 여기다가 우리도 돌을 쌓아놓고 갔었는데 아직까지 있는지 모르겠다. 이 오르막의 이름이 돌고개 라고 하는 것 같던데 그래서 그런가 돌이 많이 쌓여있었다. 이 돌고개를 지나서 얼마 안 가면 바로 소조령이 시작된다. 따로 소조령이라는 이름은 안 적혀있지만 아, 힘들어죽겠네. 라고 생각이 들면 그게 바로 소조령이다.

 

소조령을 오르는 중...

 

마지막 사진이 정상이다. 여기까지 열심히 으쌰으쌰 올라오는데 가민 바리아가 삐삐삑 거려서 나는 당연히 차인 줄 알고 먼저 가라고 수신호를 열심히 보냈는데 날 스쳐지나간 것은 전기 자전거를 탄 아저씨였다... ㅋㅋㅋ 와... 전기 자전거가 이렇게 부러운 적은 정말 처음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소조령의 다운힐은 그렇게 경사도가 심하지 않아서 나 같은 다운힐을 무서워하는 사람도 나름 재미있게 다운을 할 수가 있는데 이 날은 비가 와서 브레이크를 잡으면서 간다고 혼났다.

 

아참, 그리고 나는 지나쳐서 멈추는 바람에 그냥 내려갔는데 소조령의 다운힐을 하다보면 우측에 '마애불좌상' 이라는 안내판이 보이는데 그 안내판이 보이는 순간 브레이크를 잡아주면 벽에 새겨진 마애불좌상을 보고 갈 수도 있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말하자면 고가 도로가 보이면 거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도보기)

 

비 오는 행촌교차로...

 

그런데... 어차피 차후에 오천 자전거길 종주를 진행할 때 다시 올 거긴 하지만 이왕 행촌교차로를 지나는 김에 도장도 찍고 갈까 했는데 도대체 어디로 이동 했는지 찾을 수가 없어서 그냥 지나쳤다. 더 이상의 시간 낭비를 할 수가 없어서...

 

으쌰으쌰 올라가는 중
여긴 날이 개였을 때 찍어야 하는데...
저 비석 아래에서 사진도 찍어줘야 하는데...
뭐랄까, 매우 성의없는 사진 같다.
이화령 고개 휴게소 인증센터

 

아니, 이제 보니까 이 인증센터도 이름이 엄청나게 길다. 이화령고개휴게소 인증센터... ㅋㅋ 대충 이화령휴게소 인증센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고개라는 단어까지 들어갈 줄이야.

 

그리고 원래 이화령 인증센터에 도착하면 너무 추워서 따뜻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출발할 생각이었는데 이화령 휴게소의 정문에 휴일이라는 판넬이 큼지막하게 붙어있어서 커피는 마시지 못 하고 바로 다시 출발하게 되었다. 이화령 휴게소는 무조건 문을 여는 줄 알았는데 게스트하우스 사장님 말씀으로는 '금마들 거 장사 안 되면 기냥 닫아삔다.' 라고...

 

문경불정역 인증센터로

이화령 인증센터에 더 오래 있다가는 감기라도 걸릴 것 같아서 사진도 찍는 둥 마는 둥 대충 찍고 바로 출발하기로 했다. 근데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비 맞은 상태로 이화령의 다운힐..... 진짜 얼어죽는 줄 알았다. 나는 왜 우비를 입지 않았을까? 하고 다운힐 내내 후회했다.

 

비 오는 이화령 다운힐의 안개가 너무 멋있었다.
비 오는 이화령 다운힐... 얼어죽는 줄 알았다.

 

근데 신기하게도 하루종일 비를 맞으며 달렸지만 딱히 신발 안이 젖었다는 느낌은 받지 못 했었는데 이화령의 다운힐을 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신발 안에 물이 가득 차는 느낌이 들어서 뭐지? 라고 생각을 했는데 다른 분과 이야기 하다보니 그 분도 이화령의 다운힐을 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신발 안에 물이 가득 차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비는 많이 왔지만 딱히 물웅덩이가 있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참 신기한 노릇이다. 덕분에 이 신발은 다음 날까지 푹~ 젖어있었다. 이화령에서 다운해서 내려온 후 조금만 더 가면 문경약돌한우 타운이 나온다.

 

문경약돌한우 타운

 

이화령 휴게소가 문을 닫은 관계로 문경약돌한우 타운에서 커피를 마셔야겠다 생각하고 열심히 다운힐을 해서 왔는데 진짜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예전에 있던 엔제리너스는 어디로 가버렸는지 모르겠고 저기 사진에 당당히 커피라고 써져있는데 안에 들어가보면 '죄송합니다. 커피, 음료 판매 안 합니다.' 라는 안내문구가 붙어있다. 아~쒸. 

 

그래서 커피는 포기하고 화장실이나 들러야겠다 하고 화장실만 이용하고 후딱 떠나기로 했다. 아참, 여기 점심특선 가성비 괜찮...나? 하여튼 그냥 적당히 먹기 좋다.

 

전에 찍고 싶었는데 못 찍은 곳~ 근데 너무 막 찍었네.

 

여기를 지나서 신호를 건넜는데 내가 이화령 인증센터에서 출발할 때 이화령 인증센터에 도착하신 두 분의 남자분이 계셨다. 언제 내려오신거지? 한 분은 미니벨로, 한 분은 하이브리드였는데... 내가 그렇게 느렸나? 

 

하여튼 인사를 하고 먼저 앞으로 가서 한창 달리다가 뒤를 돌아봤더니 두 분이 내 뒤에서 열심히 따라오고 계셔서 그 때부터는 3인 팩라이딩으로 열심히 달리기 시작했다. 팩라이딩이라고는 해도 내가 말선이었지만 누군가 따라오고 있으니 조금 더 힘이 나는 그런 효과가 있었달까? 두 분은 문경불정역 인증센터에 도착하기 전의 게스트하우스에 숙소를 잡으셨다고 해서 거기까지 동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때부터 꽤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크.. 멋있다.

 

그렇게 같이 한 30분 달렸을까? 문경불정역 인증센터로 가다보면 식당 및 매점이 모여있는 지점이 있는데 두 분은 그 곳에서 숙박을 하신다고 헤어지고 다시 솔로 라이딩이 시작 됐다. 문경불정역까지는 얼마 남지 않은 지점이어서 조금 더 힘을 내보기로 했다. 물론 나의 이 날의 목적지는 상주상풍교 인증센터였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은 아주 멀었었지만...

 

문경불정역 인증센터

 

여기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고 바로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은색 캐니언을 타신 분이 오셔서는 잠깐 이야기를 나눴는데 우연히도 자출사에서 종주 중에 뵈면 인사 하자고 댓글을 나눴던 분이셨다. 이 분도 지금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하시길래 문경불정역 인증센터 바로 건너편의 카페에서 커피나 한 잔 하기로 하고 카페로 들어갔다. 

 

카페로 들어가자마자 사장님 왈... "아이고, 오늘은 이런 손님만 오시네." 이미 많은 비에 젖은 라이더들이 지나갔나보다. 근데 진짜 이 카페의 위치가 문경불정역 인증센터 길 건너편에 바로 있는데 거기 카페가 있어요? 라고 묻는 분들이 계셔서 당황...

 

아메리카노 + 치아바타 뭐시기?

 

사실 치아바타는 먹을 생각이 없었는데 사장님이 어느샌가 주문한 메뉴다. 나는 커피만 마실 생각이었는데... 근데 문경불정역에서 상주상풍교까지의 거리를 보고, 또 직접 달렸더니 여기서 이걸 안 먹었다면 어떡할 뻔 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사장님 땡큐... ㅋㅋ

 

자출사 회원님은 어떡할까 고민하신 끝에 점촌에서 주무신다고 하셔서 후딱 먹고 먼저 일어났다. 여기서 사장님이 업힐이 두 갠가 있다고 하셔서 내 기억엔 하나 밖에 없던 것 같은데... 라고 좀 의아 했었는데 실제로 하나 밖에 없었다. 

 

상주상풍교 인증센터로

이제 이 날의 마지막 코스다. 남은 힘을 전부 쏟아서 달려보기로 했다. 어차피 자전거도 옷도 이미 비에 젖어 너덜너덜 해졌으니 물웅덩이도 신경쓰지 말고 과감히 달려보기로 했다. 물웅덩이가 문제가 아니라 이 때가 이미 저녁 6시가 넘은 시점이어서 이 빗속에 야간 라이딩을 하게 되는 것이 더 위험했다.

 

여기도 매우 지루한 구간이다.

 

여기까지 달려오기 참 지루한 구간이긴 하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전부 평지라는 점이다. 상주상풍교 인증센터에 도착하기 바로 전에 있는 오르막만 넘으면 이 구간은 완전 평지다. 이 때부터는 정말 라이더는 커녕 사람이라곤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혼자만의 라이딩이었다.

 

구름이~ 안개가~
마지막 관문.

 

계속해서 달리다보면 오르막을 하나 넘는데 이 오르막만 넘으면 상주상풍교 인증센터로 갈 수 있다. 단, 이 구간은 나무 데크로 되어 있어 이렇게 비가 많이 온 날은 위험할 수 있으니 조심해서 넘도록 하자. 정말 멀고도 먼 상주상풍교 인증센터였다.

 

상주상풍교 인증센터

 

그렇게 죽어라고 페달을 밟은 끝에 아슬아슬하게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상주상풍교 인증센터에 도착할 수 있었고 게스트하우스 앞으로 갔더니 아주머니가 이 놈은 대체 언제 오나 하고 계속 밖에서 보고 계셨다... ㅋㅋ

 

이 날의 숙박 인원은 원래 나 말고 두 명이 더 있을 예정이었는데 한 분이 못 오게 되셔서 나를 포함해 단 두 명 밖에 손님이 없었다. 근데 이 손님 완전 개이득. 나는 6만원을 내고 개인실을 이용했는데 이 분은 4만원에 6인 도미토리 실을 혼자 이용하는게 되었으니... ㅋㅋ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다. 근데 내가 도착한 게 거의 저녁 7시 40분 쯤이었는데 이 분은 무려 오후 4시쯤 도착하셨다고 한다. 대단하다.

 

저녁밥. 맛있었다.
내가 묵었던 방

 

이 날은 진짜 고생의 연속이었다. 물론 앞으로 고생할 날이 사흘이나 남아있었지만.... ㅋㅋ 따뜻하게 샤워하고 뜨끈한 방에 누워있으니 잠이 솔솔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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