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레이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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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면서 절대로 겪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이 바로 골절.
일단 굉장한 겁쟁이인지라 수술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뭐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골절만은 절대 되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골절은 예상치 못 한 곳에서 찾아왔다.
2018년 7월 20일, 무더운 여름날 밤.
자전거를 타고 팔당으로 향하던 중 평소부터 도로 상태가 좋지 않기로 유명했던 곳을 오랜만에 지났던 탓일까,
밤이라 어두운 시야 덕분에 더욱 좋지 않아진 도로 상태를 미처 발견하지 못 하고 자전거에서 떨어지게 되었다.
문제가 된 파손된 도로. 빨간 옷 입고 바닥에 주저 앉아 있는 게 글쓴이 본인이다.
문제가 된 파손된 도로. 딱 봐도 엄청난 단차가 느껴진다.
가로등이 있었지만 오히려 가로등 빛이 애매하게 비추고 있던 덕분에 이 단차가 보이지 않았다.
이런 일도 있을까봐 자전거에 블랙박스를 달고 다니는지라 자빠지는 영상도 있었는데 멍청한 짓 해서 날려 먹었다. -_-
그러고보면 자빠질 때 농담이 아니고 정말로 '빡!' 하는 무언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는데
그것이 쇄골님이 부러지는 소리였던 것 같다.
하여간 데굴데굴 구르다가 일어나서 어깨에 통증이 느껴져 만져보니 무언가가 툭 튀어나와 있었고
아, 시발. 설마 골절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선 단순 탈골이길 빌며 119 를 불렀다.
근데 119 가 여기 위치를 잘 못 알아듣는다.
출동해서 오는데 30분이 넘게 걸렸다.
남자 구급대원, 여자 구급대원이 한 분씩 각각 오셨는데
남자 구급대원이 들 것을 가지러 간 사이에 여자 구급대원이 응급 처치 해주신다고... 붕대 묶어주신다고...
증상은 잘 모르겠는데 일단 팔을 접어보라고 해서 접다가 진짜 뒤지는 줄 알았다.
그래서 그냥 안 접고 -_- 그 상태로 붕대로 대충 감았다.
그리고 구급차를 탔더니...
그냥 아무 병원이나 데려다주는 줄 알았는데 한양대 구리병원하고 뭐 이상한 병원 고르라고 해서
한양대 구리병원 응급실로 갔는데 구급차가 생각보다 승차감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방지턱 넘을 때마다 통증이.... ㅠㅠ
누워있다. 자전거 져지만 보면 토 한다는 분이 계셔서 자체 모자이크를...
생전 처음 가본 응급실.
응급실에 누워있으니 참 많은 사람이 오고 있었다.
특히 여자가 엄청 많이 왔는데 어디서 그렇게 술을 퍼먹었는지 하나같이 앞뒤 못 가리고 개뻘짓 중;;;
응급실에 토하던 여자도 있었고 링겔 집어던지면서 우웨에에에! 화장실 갈거야! 하면서 치마 내리던 여자도 있었고;;;
뭐 그런 건 됐고,
다리에 생긴 타박상은 흉터도 안 남고 잘 없어졌는데 팔꿈치에 생긴 상처는 그대로 흉이 졌다...
약 안 발라도 흉 안 질 것 같다며 약 안 발라준 삼육 서울병원(위생병원) 간호사씨, 어떻게 된 겁니까? 아오.
어쨌든 저렇게 누워서 난 이제 우찌 되는건가 하고 있으니 정형외과 의사가 와서 하던 말...
"이 붕대는 누가 이따구로 감아 준 겁니까?"
ㅠㅠ 몰라요, 구급대원이 해줬어요...
하는 사이에 의사가 붕대를 싹둑싹둑.
"이거 이렇게 해봤자예요."
그러고나서 또 그대로 누워있다가 엑스레이를 찍으러 가서
팔을 똑바로 펴야 한다면서 팔을 내리는데 여기에서 2차로 뒤질 뻔 하고
엑스레이 촬영하시던 분은 천천히 하세요 라더니 내가 생각보다 오래 걸렸는지
아, 빨리 찍어야 되는데 이러시고... ㅡ.ㅡ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엑스레이 촬영 후 촬영하신 분의 한마디
"이야, 이거 완전 산산조각이 났는데..."
ㅠㅠ
탈골 정 아니면 단순 골절이길 바랐는데...
완전 산산조각이 났다던 엑스레이 사진.
그 후 의사가 와서 하는 말은 더더욱 절망적이었다.
"이건 무조건 100% 어느 병원을 가도 수술 하셔야 합니다.
통원이 길어질 것 같으니 우선 뼈를 대충 맞춰서 엑스레이를 다시 찍어보고 동네 병원으로 가세요."
그 뼈를 맞추는 준비를 하는데도 통증이 너무 심해서 진통제를 두 팩이나 맞았다.
그래도 뼈 맞추는 건 약빨 덕분인지, 전혀 아프지 않았다.
그렇게 뼈를 대충 맞춘 후 8자 붕대를 착용하고 우선 퇴원했다.
대충 뼈를 맞춘 후 8자 붕대를 착용한 엑스레이 사진.
아참, 응급실에서 나 다쳤어요 하고 집에 연락하니
엄니는 내일 바빠서 자야 되니 알아서 잘 오라고 해서 택시 타고 집으로 왔다. -_-
집에 오니 엄니는 드라마 시청 중... 아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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