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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국토종주 시리즈] 4박 5일 (2021.05.19~2021.05.23) 간의 여정 - 4일차

by 루 프란체 2021. 5. 26.

칠곡보 인증센터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전 날 먹으려고 샀던 빵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칠곡보 인증센터를 향해 출발했다. 다시 숭선대교를 건너 자전거 도로로 진입했는데 이 날이 토요일이라서 그런가? 전 날까지는 사람을 하나도 볼 수 없었는데 이른 시간부터 많은 사람들이 라이딩을 즐기고 있었다. 

 

강변하우스 전경
사람이 많아도 나는 혼자
유채꽃이 예쁘게 피어있다.

 

여기까지 오면서도 유채꽃이 많이 피어있었지만 구미 시내로 가는 길목에는 정말 많은 유채꽃이 피어있었다. 낙동강 종주를 진행하다보면 더 많이 피어있는 곳도 있기는 하지만 서둘러야 된다는 사실조차 잊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만드는 장관이었다. 나에게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좀 더 많은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나가던 분들도 이야, 여기 잘 되어있네. 하면서 감탄사를 연발하고 계셨는데 대부분 국토종주가 아닌 구미에서부터 라이딩을 즐기러 나온 동네 주민일 것 같은 느낌도 있었지만 계속해서 혼자 달리기만 하다가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을 달리니 약간 안심되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자전거 휴게소

 

그리고, 네이버 지도 및 다음 지도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여기(지도보기)에 자전거 휴게소가 생겨있었다. 간단한 매점과 자판기가 있으므로 저녁 늦은 시간에 지나가더라도 보급이 가능할 것 같다. 아침에 먹은 빵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던 참이라 물도 채울 겸 컵라면을 하나 먹고 가기로 했다.

 

콤프레샤가 있길래 오, 한 번 쏴봐야겠다. 하고 눌러봤는데 작동을 안 해서 뻘쭘. ㅋㅋ 주인 아주머니도 친절하시고 낙동강의 감초 같은 곳이었다.

 

유채꽃이 쭈악~
저걸 건너나? 안 건너나?
여기서도 보행자 신호 버튼을 눌러야 신호가 바뀐다. 멍 때리지 말자.

 

6년 전 국토종주를 하던 때에 구미 시내를 지나가면서 정말 욕을 많이 했던 게 뭐냐면 자전거 도로의 상태가 개판이었다는 점이었는데 자전거 도로에 깨진 곳이 너무 많아 펑크의 위험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사실 걱정이 좀 있기는 했는데 그동안 보수를 하기는 한건지 이제까지의 실크로드 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정비가 되어 있기는 했다. 나름대로 지나갈만 하다.

 

그리고 혹시라도 구미 시내를 지나갈 때 보급이 필요하신 분은 조금만 참으면 남구미대교를 건너서 24시간 편의점이 있으니 이 쪽을 이용하도록 하자. 물론 진짜 24시인지는 밤에는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차량 통행량이 많으니 아마 진짜 24시일 것 같다.

 

공원을 지날 때 유채꽃이 정말 환상적이다. 지금까지의 유채꽃을 다 잊게 만든다.

 

이후 왜관 쪽의 공원을 지나가게 되는데 캬... 이 쪽도 유채꽃이 아주 환상이었다. 더군다나 자전거 도로도 아주 말끔하게 포장 되어 있고 바람까지 순풍이 부니 파워가 70 밖에 안 나오는데 속도가 무려 32km/h 가 나오고 있었다.

 

공원을 지나서 칠곡보 인증센터까지는 쭉 평지이므로 이 풍경을 즐기며 페달을 밟으면 된다. 이번 낙동강 종주 구간 중 가히 최고였다고 말할 수 있는 구간이었다. 

 

칠곡보 인증센터

 

다른 인증센터와 마찬가지로 별 다른 이슈 없이 달리다보면 칠곡보 인증센터에 도착할 수 있다. 칠곡보 인증센터는 좀 비좁은 편인데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도장만 후딱 찍고 도망갔다. 이 인증센터 부스 뒤에는 자판기도 있다.

 

강정고령보 인증센터로

예전 국토종주 때는 강정고령보 인증센터 근처의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 묵어갔었다. 그리고 그 때의 국토종주의 가장 좋았던 기억이 뭐냐고 누가 묻는다면 바로 강정고령보 인증센터의 새벽 물안개가 정말 감동적일 정도로 멋있었다는 것이고 이 물안개를 꼭 다시 보고 싶은 마음에 사실 이번에도 강정고령보 인증센터 근처에 묵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일정 상 이번에는 패스했고 다음 번에 다시 한 번 국토종주를 하게 된다면 그 때는 꼭 이 근처에 다시 묵고 싶다.

 

길이 말끔하다.

 

칠곡보 인증센터에서 강정고령보 인증센터까지 가는 길은 험난할 것 없는 평지 구간이다. 아주 약간의 오르막이 있긴 하지만 방지턱 수준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고 중간의 공원을 지날 때 길을 약간 헤맬 수도 있으나 그렇게 복잡한 코스는 아니다.

 

강정고령보 인증센터까지 가는 길에 모텔도 보이고 식당도 보이긴 하지만 굳이 들렀다 가기에는 시간이 아까우므로 만약 보급이 필요하다면 칠곡보 인증센터에서 준비하도록 하자.

 

나는 여전히 혼자
마찬가지로 유채꽃이 많이 피어있다.
이런 걸 뭐라고 하나?

 

예전에 이 구간을 지나갈 때가 밤이었던 데다가 그 때 당시 사용하던 핸드폰의 카메라가 맛탱이가 오락가락한 상황이었어서 제대로 사진을 찍지 못 해 몇 년을 아쉬워 했었는데 이번에 그 한을 풀었다. 근데 그 때 당시에는 철조망이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철조망이 생겨있었다.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건가?

 

이게 뭐길래 몇 년 동안이나 아쉬워할 그런 거예요? 라고 묻는다면 뭐 딱히 이유는 없다. 실제로 가서 보면 그냥 이게 뭐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냥 제대로 찍지 못 했다는 사실이 아쉬웠을 뿐이다.

 

강정고령보 인증센터로 가는 길

 

내가 갔을 때는 하필이면 내가 가기 전 날부터 도로 무슨 공사를 해서 또 하필이면 내가 다녀온 다음 날 공사가 종료된 모양이었다. 강정고령보 인증센터를 바로 눈 앞에 두고 거의 30분 이상을 우회 했는데 시내를 통과한 데다가 차량도 많고 오르막이라 괜히 체력만 소모하게 되서 사실 이 때 기분이 좀 별로였다.

 

이 때 어느 분께서 일행을 잃었다고 강정고령보 인증센터로 가는 법을 물어보셔서 어차피 나도 가는 길이니 뒤에서 안내해 드렸는데... 국토종주를 떠나기 전 자출사 강정고령보 인증센터는 완전 통발, 전동 킥보드 등으로 난장판이 되어 있다는 글을 자주 봤었는데 과연 소문대로였다.

 

디아크
고프로 추락 ㅠㅠ
강정고령보 인증센터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보다 온갖 퍼스널 모빌리티가 더 많았는데 이거 피하다가 고프로도 떨어뜨리고... 6년 전 최고의 기억으로 남았던 강정고령보 인증센터가 이번에는 최악의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일정대로라면 강정고령보 인증센터 근처에서 점심을 먹을 예정이었으나 사람이 너무 많은 관계로 바로 출발하기로 했다. 라이더가 많은 게 아니고 놀러나온 인파가 정말 어마무시 할 정도로 많았다. 

 

달성보 인증센터로

최악의 기억이 된 강정고령보 인증센터를 뒤로 하고 달성보 인증센터를 향해 달리는데 누군가가 자꾸 뒤에 붙는 것이 느껴져 뒤를 돌아봤더니 강정고령보 인증센터로 가는 길을 물었던 분이었다. 일행이 뿔뿔이 흩어져 혼자 달리고 있다고 하셔서 달성보 인증센터까지는 끌어드릴테니 따라오라고 하고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저 뒤에 따라오는 분이다. 자꾸 바리아가 삐빅 거려서 뭔가 했다.

 

특별한 이슈가 있을래야 있을 수가 없는 아무 것도 없는 휑한 구간이다. 바닥 표시만 잘 따라가면 된다. 구간 내내 끌어드렸던 분을 달성보 인증센터에 도착해서 보니 친구들끼리 4명이서 국토종주를 왔던데 참 부러웠다.

 

굳이 내용을 좀 달아보자면 중간에 차도로 달리고 싶은 구간이 조금 있는데 차도로 달리지 말라는 것 정도? 인도에서 우회전 해서 진행해야 하는 구간이 있다.

 

길이 안 좋아보이지만 달려보면 매우 좋다.
달성보 인증센터

 

강정고령보 인증센터에서 밥을 먹지 못 했으니 달성보 인증센터에서 간단하게 보급을 하고 출발했다. 그런데 이 날은 무슨 날인가 달성보 인증센터 근처에는 딱히 뭐가 있지도 않은데 여기에도 사람이 어마무시하게 많이 있었다. 가는 곳마다 사람이 많았네.

 

합천창녕보 인증센터로

합천창녕보 인증센터 방향으로 출발해 얼마 가지 않아서 보면 길 건너편에 시내가 보이는데 이 곳이 현풍리인가 하는 곳이고 여기를 지나면 합천창녕보 인증센터까지는 자전거 도로에 근접한 보급처가 없으므로 보급이 비었거나 배가 고프다면 웬만하면 여기에서 보급을 채우고 가도록 하자.

 

사실 합천창녕보 인증센터로 가는 길에 못 보던 보급처가 하나 생겨있기는 했지만 워낙 사람이 없는 곳이라 항시 열고 있을지가 의문이다. 안내판에는 오후 6시까지는 영업한다고 써있기는 했는데...

 

하여튼 현풍리를 지나서부터는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정말 아무 것도 없고 사람도 없고 그냥 산길을 따라서 쭉 달릴 뿐이다. 여기에서부터는 정말 일행이 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굉장히 지루하다.

 

이번 코스에는 낙동강 4대 업힐 중 2대 업힐인 다람재와 무심사가 있다. 이번 종주는 무심사를 제외한 모든 업힐을 우회없이 가기로 계획하고 왔으므로 다람재는 넘어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바닥의 국토종주 안내 표시만 따라가다보니 어느덧 다람재를 우회하는 터널 앞에 서 있었다. 

 

터널을 기준으로 왼쪽으로 어떻게 돌아가면 다람재일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이미 지치고 힘들어서 따로 찾기도 귀찮아 그냥 터널을 통과하기로 하고 터널을 통과했다. 바닥 안내가 이 쪽으로 가리키는 걸 보면 이제부터는 이 쪽이 정식 종주 코스겠지. 하고 자기합리화를 하며... ㅋㅋ

 

도동서원터널

 

도동서원터널을 지나 조금만 앞으로 가면 도동서원이 나오고 그 뒤에 카페도 하나 있지만 이 카페를 올라가기 위해선 오르막을 올라야 하는데 오르막의 경사도가 상당하다. 가본 건 아니고 그냥 자전거 도로에서 보면 보인다. 와... 저긴 자전거가 오라고 만든 건 아니구나 싶었다.

 

이노정 옆이다. 이것도 무슨 낙동강 몇 경이라던데...

 

무심사로 가는 중에는 이노정이라는 문화재자료 제30호인 절인지 사당인지를 지나가게 되는데 6년 전 종주 때는 개방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담이 생겨있었다. 안에 사람이 있기도 한 것 같고 해서 굳이 안에 들어가지는 않고 그냥 통과하기로 했다. 

 

이거 말고는 쓸 내용도 없다. 아무 것도 없고 멍하니 그냥 달리기만 할 뿐이었어서... 사람도 없고 아무 것도 없고 내 정신도 없고 멘탈도 없고. ㅋㅋ

 

갈림길... 무심사로 갈 것이냐, 말 것이냐?

 

무심사는 우회하기로 정하고 왔으므로 무심사 우회 안내 표시를 따라서 이동 했는데 안내도 잘 되어 있고 길도 깔끔하게 포장 되어 있어 무심사를 우회한다면 꽤나 시간을 아낄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도 무심사는 계속해서 우회하는 걸로 해야겠다.

 

사실, 여기는 매협재와 다르게 한 번을 올라가보는 것도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데 그래도 한 번쯤은 올라가보면 이야깃거리가 생길 수는 있다. 근데 굳이 우회길을 이렇게 잘 안내해주려면 그냥 우회길을 정식 코스로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무심사 길이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고...?

 

합천창녕보 인증센터

 

합천창녕보 인증센터에 도착하니 적포삼거리의 적교장에서 사장님이 픽업을 나와계셨는데 어디로 가냐는 질문에 남지읍이요. 라고 대답했더니 바로 이제 너에게는 관심없어. 라는 표정으로 뒤돌아서 가셨다... ㅋㅋ

 

합천창녕보 인증센터에 도착했을 때 대충 저녁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조금 더 서두른다면 박진고개와 영아지마을을 넘어 남지읍까지 충분히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인 것 같았다. 합천창녕보 인증센터의 화장실에 들렀다가 정수기에서 물을 채워 바로 출발했다.

 

적포삼거리로

나의 국토종주 계획은 적포삼거리에 도착했을 때 날이 밝다면 남지읍까지 진행하는 것이었는데 적포삼거리에 도착했을 때 아직 날이 밝기는 했지만 시간이 이미 저녁 6시 30분을 가리키고 있던 관계로 그냥 적포삼거리에서 자고 가는 걸로 일정을 변경했다. 일찍 잠들고 그만큼 일찍 일어나면 되니까.

 

이 구간도 좀 지루하다.

 

합천창녕보 인증센터부터 남지읍까지는 중간까지 평지로만 되어 있다가 후반부에 약한 오르막이 좀 길게 이어진다. 이게 은근히 힘이 빠지는데 2021.05.19 현재 자전거 도로의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므로 조심해서 다녀야 한다. 차량 통행이 매우 적으니 공도를 이용해서 달리는 것도 추천한다.

 

합천창녕보에서 적교장 사장님이 통화하는 걸 들었을 때 방이 세 개인가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고 했고 그 중에 몇 갠가를 전화하던 사람이 예약 했으니 방이 없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적교장으로 가봤더니 다행히 방이 남아있다고 해서 방을 잡았다. 방을 잡고 씻고 나왔더니 만실이라는 팻말이... 조금만 더 늦게 도착 했다면 큰일날 뻔 했다.

 

 

적포삼거리에 도착하면 무조건 제육볶음을 먹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전 날 강변하우스에서 제육볶음을 2인분이나 먹었더니 딱히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서 적교장 바로 앞에 있는 부산통닭에서 양념치킨을 주문해서 먹었다. 주문할 때만 해도 난 한 마리 다 먹을 수 있어! 하고 주문했으나 40% 는 남긴 것 같다. 맛이 없어서 남긴 게 아니고 왠지 입맛이 사라져서... 치킨 자체는 내 입에 딱이었다.

 

근데 부산통닭 아주머니가 "저번주에는 총각이랑 아가씨가 국토종주 중에 만나서 같이 왔던데 왜 총각은 혼자 왔나~" 라고 하셔서 씁쓸... ㅋㅋ 

 

그리고 적포삼거리에 24시간 운영하는 이마트24 편의점이 생겨있었다. 생긴지 얼마 안 되었다고 하는데 보급 장소가 늘어난 건 좋은 일이다. 적포삼거리에 숙박을 하는 경우 대부분 다음 날이 국토종주의 마지막 날일 가능성이 높은데 그러면 짐을 줄이기 위해 어느 정도는 택배로 집에 보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나중을 위해 물어보니 택배 접수는 되지만 일주일에 1, 2번 정도 회수해 간다고 한다. 혹시라도 택배를 이용하실 분은 이 점 명심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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