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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한양도성 순성길] 한양도성 2분기 뱃지 받으러 떠나보자~♬

by 루 프란체 2024. 6. 26.

한양도성 순성길

한양도성 순성길 1분기를 완주한 지 어느덧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한양도성 순성길 1분기 때는 거의 마지막 날에 부랴부랴 한양도성 순성길을 다녀왔으니 한양도성 순성길 2분기는 좀 여유롭게 미리미리 하자고 생각한 지도 벌써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번에도 한양도성 순성길 1분기 때와 마찬가지로 한양도성 순성길 2분기의 거의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한양도성 순성길을 다녀올 수 있었다. 이게 참... 3개월이라는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너무나도 짧은 시간인 것 같다.

 

아직도 보수(?) 중인 혜화문

 

이번 한양도성 순성길 2분기도 1분기 때와 마찬가지로 혜화문에서부터 시작했는데 한양도성 순성길 1분기 때는 백악산을 마지막 코스로 넣었다가 진짜 어지럽고 힘들고 죽을 것 같고 다리가 후들후들 하고 막 그랬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는 순서를 반대로 바꿔서 백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의 순서대로 한양도성 순성길을 진행하기로 했다.

 

사실 이 날도 한양도성 순성길을 가려고 미리 정해두고 나간 게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 집에서 멍하니 있다보니 어? 오늘 좀 선선하네? 싶은 생각이 들어서 바로 출발한 거라 어디서 출발할까 고민할 틈도 없이 우선 혜화문으로 가기로 한 것이긴 하다.

 

그래서 어느 쪽이 더 편했느냐고 묻는다면... 이번에 다녀온 순서가 더 편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근데 뭐 힘든 건 마찬가지고 완주 시간도 그렇게 많이 차이 나지는 않았다. 백악산을 처음에 갔더니 백악산이 남산처럼 느껴지고 남산을 마지막에 갔더니 기운이 다 빠져서 남산이 백악산처럼 느껴졌달까.

 

한양도성 순성길 1코스 (백악산 구간)

나는 스탬프 투어는 디지털 방식보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행하는 걸 좋아한다. 한양도성 순성길 1분기 때도 종이로 된 스탬프 용지에 도장을 찍었었는데 이번에도 스탬프 용지에 도장을 찍으려면 혜화문 옆에 있는 한양도성 전시안내센터에서 한양도성 순성길 스탬프 용지를 챙겨서 길을 떠나야 했겠지만 저번 분기 때 미리 챙겨둔 스탬프 용지가 있어서 한양도성 전시안내센터까지는 가지 않고 혜화문에서 바로 백악산 구간의 출발 지점으로 향했다.

 

한양도성 전시안내센터에서 스탬프 용지를 챙기지 않아도 각 스탬프를 찍는 곳에 스탬프 용지가 있기 때문에 굳이 한양도성 전시안내센터에서 스탬프 용지를 챙길 필요는 없다. 근데 이게 언어별로 따로 나눠둔 게 아니고 한글/영어/일본어 등등 여러 언어의 용지가 마구 섞여있는 상태로 비치가 되어 있어서 저번 인증 때는 영어로 된 스탬프 용지에 도장을 찍은 게 너무 아쉬워서 숭례문에서 스탬프를 찍을 때 한글로 된 스탬프 용지가 보이자마자 바로 다음 분기 인증을 위해 챙겨뒀었는데 사실 이번 한양도성 순성길 2분기 때는 완전 무용지물이었다. 이유는 아래에...

 

백악산 방향으로 출발
앗, 저 교회는...?!
백악산으로 가는 중

 

한양도성 순성길 1코스의 정식 명칭은 스탬프 용지도 그렇고 여기저기 홍보물에도 적혀있듯이 백악산 구간인데 사실 백악산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거의 없고 보통 북악산이라는 이름을 더 많이 사용한다. 나 역시도 10여년 간 자전거를 타면서 북악, 북악 스카이웨이라는 말은 많이 썼어도 백악산이라는 명칭은 한양도성 순성길을 돌면서 알게 됐으니 역시 사람은 이것저것 경험을 많이 해봐야 하는 법이다.

 

백악산을 오르기 전에 편의점에 들러 간단히 보급품을 미리 구매하기로 했다. 그렇게 배가 고프거나 한 건 아니었는데 20시간 째 공복이었어서 언제 쓰러질지 몰라 만약을 대비해 간단히 빵과 에너지바, 에너지드링크를 구매했다. 물론 바로 먹을 건 아니었고 손발이 떨릴 것 같으면 그 때 먹기 위해서 구매 했는데 백악산을 오르기 시작하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창의문에 도착할 때까지 보급품을 구매할 수 없으니 미리미리 준비하도록 하자.

 

편의점에 들렀다가 백악산 진입!

 

백악산에 진입하면 곧바로 많은 분들이 싫어하는 계단이 나온다. 나는 계단으로 된 산을 딱히 싫어하지는 않는데 다리가 짧다보니 높은 계단은 역시 힘이 든다. 외성 구간으로 진입할 때까지는 바닥의 포장도 그렇고 동네 뒷산을 오르는 기분으로 백악산을 진행했다.

 

외성 구간에 진입할 때까지는 동네 뒷산 느낌

 

와룡 공원 방향 표지판을 따라서 계속해서 올라가다보면 외성 구간으로 진입하게 되는데 여기서부터는 나무도 많고 수풀도 우거지고 바닥도 포장되어 있지 않아서 드디어 본격적으로 산을 오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와룡 공원 방향으로 가는 중

 

여기까지 오면서 중간중간 웬 벌레들이 날아다니길래 이게 뭔가 하고 자세히 봤더니 요즘 한창 유행하고 있다는 러브버그였다. 백악산 구간을 진행할 때까지만 해도 들은 것보다 별로 없네 했었는데 설마 그렇게나 벌레가 많을 줄은 이 때까지만 해도 꿈에도 몰랐다.

 

말바위 안내소 표지판을 따라서 진행

 

말바위 안내소 또는 숙정문 표지판을 따라서 진행하다보면 말바위 안내소에 도착할 수 있다. 중간에 말바위 전망대였나, 말바위 전망소였나 어쨌든 그 쪽 방향으로 안내해주는 표지판도 나왔었는데 그 표지판을 따라가면 전혀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되니까 우리는 말바위 안내소 또는 숙정문 표지판만 따라가면 된다. 물론 이미 지나왔는데 어? 뒤로 가라고? 하면서 뒤로 돌아가면 안 된다.

 

말바위 안내소에 도착하니 한양도성 순성길에 오지 않은 3개월 사이에 창의문 관리사무소로 스탬프가 이전했다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다. 위에서 미리 스탬프 용지를 챙겨둔 게 완전 무용지물이었다고 적었던 게 바로 말바위 안내소의 스탬프가 이전된 것 때문에 스탬프 용지의 디자인이 변경되었기 때문이었다. 스탬프는 이전 했어도 어차피 청운대에서 사진 인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숙정문 방향으로 다시 발을 옮겼다. 

 

스탬프 이전 안내
숙정문
스카이웨이 팔각정도 보인다

 

다시 길을 따라서 열심히 걷다보면 청운대에 도착할 수 있다. 백악산 입구에서부터 청운대까지는 천천히 걸어와서 대략 한 시간 정도가 걸렸다. 한양도성 순성길 인증에는 청운대에서 찍은 사진이 필요하니 꼭 잊지 말고 인증샷을 찍도록 하자.

 

셀카봉을 챙겨오려고 했었는데 급하게 나오느라 셀카봉을 놓고 와서 혼자서 요래조래 하고 있으니 때마침 지나가던 할머니께서 사진을 찍어주셨는데 너무나도 사진을 잘 찍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아참, 이번 분기부터 한양도성 순성길 1코스 백악 구간의 사진 인증 포인트가 청운대 표석 or 백악산 표석으로 변경 되었으니 어디서 찍더라도 상관없다. 근데 백악산 표석은 어디에 있는거지. 길을 걷다보면 청운대 표석이 그냥 딱 보이니까 청운대 표석에서 찍도록 하자.

 

청운대 표석 인증

 

청운대에서 인증샷을 찍어주신 할머니는 먼저 출발 하시고 나는 잠깐 더 사진을 찍다가 나중에 출발 했는데 계단에서 할머니를 다시 만나서 이래저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살구도 얻어먹고 같이 하산길로 나섰다.

 

하산 할 때 주의 할 점은 백악산 전망대였나 북악산 전망대였나, 백악마루였나 북악마루였나 기억이 잘 안 나는데 하여튼 백악산 정상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길을 잘못 들 수도 있는데 우리는 그냥 성벽을 따라서 걸으면 된다. 헷갈려서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하자.

 

이 날이 무슨 날이었는지 백악산 하산길에 반대편에서 서양 사람들이 단체로 올라오고 있었는데 내가 저 계단을 올라올 때 반대편에서 내려오던 사람들이 이런 기분이었겠구나 싶은 기분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여기 계단은 진짜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청운대에서 인증을 마치고 좀만 더 가면 바로 하산이다

 

백악산 하산을 마치고 창의문 관리사무소 옆에서 새로운 스탬프 용지로 교체해서 스탬프도 찍고 한양도성 순성길 1분기 때 받지 못 한 스탬프 뱃지도 받아왔다. 

 

보통 어플로 한양도성 순성길 스탬프를 찍으시는 분들은 이걸 잘 모르시는 것 같던데 완주 인증 뱃지 외에도 스탬프를 모으면 주는 흰색 뱃지가 따로 있으니 한 번쯤은 스탬프 용지에 스탬프를 찍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어플로 찍어도 줄 것 같긴 한데 난 어플을 사용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인증 완료!

 

같이 온 할머니는 하산을 하신다 하셔서 여기에서 작별 인사를 하고 다음 코스인 한양도성 순성길 4코스 인왕산 구간으로 향했다.

 

한양도성 순성길 4코스 (인왕산 구간)

그리고 한양도성 순성길 4코스인 인왕산 구간 입구 앞에서 할머니를 다시 만났다. 창의문에서 나는 밑으로 내려와서 돌아왔는데 할머니는 위에 있는 문으로 나왔다고 하셨다. 나도 다음에 올 때는 위에 있는 문으로 나와야겠다.

 

하여튼 하산을 하신다고 하셨는데 왜 여기에 계실까 했는데 인왕산을 올라갈까 말까 계속 고민을 하고 계시다가 나는 인왕산을 올라갈 거라고 하니 같이 올라가시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이 쪽으로 올라가는 거 아니다
여기로 올라가야 한다
인왕간 구간 진행 중

 

여기까지 오니 살짝 허기가 져서 백악산에 오르기 전 편의점에서 사왔던 에너지바를 먹을까 하고 있었는데 할머니가 직접 만들어오신거라며 식빵과 비스켓을 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사실 비스켓은 할머니께서도 아무 맛도 안 날 거라고 하셨었는데 진짜 아무 맛도 안 났고 식빵이 진짜 너무 맛있었다. 팔아도 너무나 잘 팔릴 것 같은 맛!

 

맛있게 냠냠

 

한양도성 순성길 4코스인 인왕산 구간 역시 백악산과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계단으로 되어 있는데 인왕산은 확실히 시계 반대 방향으로 올라가는 게 편했다. 서대문 쪽에서 올라올 때는 어휴, 왜 이리 높아?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창의문 쪽에서 올라오니 생각보다 금방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인왕산을 오르는 중

 

원래는 인왕산 정상 표지판이 밑에 있고 삿갓바위가 위에 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인왕산 정상 표지판이 삿갓바위 옆으로 이동해 있었다. 내 생각이지만 인왕산 정상 표지판만 보고 삿갓바위를 보지 못 하고 지나치는 분들이 많아서 옮긴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나도 처음 왔을 때는 도대체 삿갓바위가 어디 있다는 건지, 이미 정상에 도착 했는데 찾을 수가 없어서 곤란했던 기억이 있으니까.

 

한양도성 순성길 4코스 인왕산 구간의 사진 인증 포인트가 원래는 삿갓바위에서 찍은 사진이었는데 삿갓바위 or 인왕산 정상 표지판으로 바뀌어 있었으니 아마 내 생각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인왕산 정상 표지판이 삿갓바위 옆으로 옮겨져 있었다

 

근데 인왕산 정상에 도착하기 전부터 러브버그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인왕산 정상에 도착해서는 와... 정말 입을 벌릴 수가 없을 정도로 러브버그들이 많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과장을 좀 보태서 1억 마리 정도가 날아다니고 있던 것 같은 느낌이다. 쉴 새 없이 날아와서 붙어대고 입으로 날아오고 하는 바람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러브버그들에 정신을 차리지 못 하고 있었는데 할머니가 정상에 도착하셔서 다시 한 번 사진도 찍어주시고 오늘 정말 할머니가 없었더라면 백악산, 인왕산 인증을 하지 못 할 뻔 했는데 맛있는 빵도 주시고 사진도 찍어주시고 정말 이 날의 은인이셨다.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하려고 해도 저번 한양도성 순성길 1분기 인증을 받으러 왔을 때는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어마무시하게 많이 있었는데 이 날은 정상에 할머니와 나 둘 밖에 없었다.

 

인왕산 삿갓바위 인증

 

할머니는 올라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신다고 하셔서 인왕산 정상에서 할머니와 작별 인사를 하고 서대문 방향으로 길을 나섰는데... 와 진짜... 러브버그 때문에 죽는 줄 알았다. 인왕산 하산을 마칠 때까지 쉴 새 없이 모자를 흔들어대며 내려왔는데도 온 몸에 러브버그가 한가득 붙어있었다.

 

하산 중

 

정말 러브버그가 너무 많아서 사진이고 뭐고 후다다다다다다다닥 내려오다보니 인왕산에서도 정말 순식간에 내려올 수 있었다. 분명히 반대로 올라갈 때는 엄청 길게 느껴졌었는데 참 신기한 일이다. 러브버그 효과...?

 

산에서 내려오자마자 에어건으로 후다닥 뛰어가서 에어건으로 몸을 털어내니 그나마 좀 상쾌한 기분이 들었는데 나중에 보니 가방 안에도 러브버그가 몇 마리 들어가 있어서 물을 마시려고 가방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에어건 슈슉!
시원한 음료 한 잔 하고 다시 출발!

 

저 세븐일레븐은 전에 왔었을 때는 동네 슈퍼였었던 것 같은데 그새 편의점으로 바뀌어 있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 10년까지 걸리지도 않는구나. 3개월이면 엄청 변하네.

 

원래는 탄수화물 보충을 위해 뭔가 힘이 날만한 걸로 먹을까 하다가 나머지 남산, 낙산 구간은 그렇게까지 힘이 들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목도 마르니 시원하게 제로콜라나 한 캔 마시고 주택가를 지나서 한양도성 순성길 4코스 인왕산 구간의 마지막을 향해서 발을 옮겼다.

 

주택가를 지난다

 

한양도성 순성길 1분기 인증 때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스탬프함의 위치를 찾지 못 해서 한참을 헤맸는데 이번에는 한 번 와봤다고 한 번에 찾아갈 수 있었다. 혹시 몰라서 자세한 위치를 사진으로 남겨둔다.

 

스탬프함 위치는 바로 요기
인증 완료!

 

이제 한양도성 순성길 3코스인 남산 구간으로 떠난다. 그래도 제일 부담되는 코스인 백악산, 인왕산을 지났으니 한결 마음이 놓였다.

 

한양도성 순성길 3코스 (남산 구간)

사실 이 날은 백악산, 인왕산 구간만 진행하고 나머지는 다음에 다시 할 생각이었다. 일단 힘들기도 하고 날이 덥기도 하고 어차피 한양도성 전시안내센터는 월요일은 휴관이라 인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했는데 돈의문박물관마을에 도착했을 때 시간이 꽤 많이 남아 있었어서 나머지 코스까지 마저 돌기로 했다.

 

덕수궁 뒷모습까진 볼 수 있다

 

이왕 가는 김에 덕수궁을 지나서 가도 될 것 같은데 일단 한양도성 순성길 3코스 안내는 덕수궁을 지나가지는 않게 되어 있어서 빙글 돌아서 숭례문으로 향했다. 다음 번에 갈 때는 그냥 덕수궁을 지나서 가봐야겠다. 뭐 어떻게 가도 숭례문에만 도착하면 되니까.

 

쾌청한 날씨의 숭례문

 

숭례문의 스탬프함은 진짜 저기 구석에 마치 덤인 것마냥 숨어 있어서 찾기 힘들 수도 있으니 숭례문의 스탬프함도 정확한 위치를 사진으로 남겨둔다. 심지어 멀리서 보면 저건 한양도성 순성길의 스탬프함인가? 싶은 생각이 들지도 않게 잘 숨겨져 있으니 처음 오는 사람은 헷갈릴 수도 있겠다.

 

숭례문에서 스탬프를 찍고 남산으로 가려면 바로 옆의 지하도를 이용해도 되고 그 옆의 비탈길을 이용해도 된다. 100미터도 안 가서 금방 다시 만나게 되어 있다.

 

인증 완료!

 

길을 따라서 계속 올라가다보면 남산공원 표지판이 보이는데 여기에서 내성으로 갈 지, 외성으로 갈 지 선택할 수 있다. 사실 그냥 벽 안으로 걷냐, 벽 밖으로 걷냐의 차이 밖에 없는데 외성으로 가면 거리가 조금 더 늘어나서 이미 지칠 대로 지치고 힘든 나는 내성을 따라서 올라갔다.

 

원래는 남산공원에 도착하면 그 유명한 남산돈까스에 가서 돈까스를 먹어볼까 했었는데 조금이라도 덜 걷고 싶은 마음에 이번에도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다음에 언젠가 좋은 날 있겠지.

 

남산공원 입구

 

남산공원에 들어서면 차례대로 성재 이시영 선생, 백범 김구 선생, 안중근 상을 지날 수 있는데 의외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위인들 동상에 관심을 가지고 동상 앞의 설명을 열심히 읽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사실 백범 김구 선생, 안중근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들어 봤겠지만 성재 이시영 선생은 좀 생소한 느낌이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다 적으면 너무 길어지니 궁금하신 분들은 구글링을 해보도록 하자.

 

성재 이시영 선생, 백범 김구 선생
...을 지나 안중근 상까지

 

남산을 오르기 전에 화장실도 들르고 딱 남산을 오르자마자 본 것은 이번에도 러브버그... 인왕산보다는 현저하게 적었지만 남산에도 러브버그가 많이 있었다. 나도 못 하는 연애를 하고 있는 벌레라 좀 기분이 나쁘지만 익충이라고 하니 그냥 팔을 휘휘 휘저으며 열심히 앞으로 나아갔다.

 

확실히 남산은 말 그대로 동네 뒷산, 산책로 라는 느낌이라서 그런지 가벼운 복장의 사람들이 많이 있었는데 N타워 앞의 봉수대에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전부 외국인 밖에 없어서 우리나라 사람을 마주칠 때까지 10분은 기다린 것 같다. 평일임에도 외국인들이 아주 많이 있었다.

 

남산 구간은 금방이다

 

그러고보니 이제서야 의문이 드는데 청운대는 백악산 구간이라고 되어 있고 봉수대도 목멱산 봉수대라고 써있는데 왜 한양도성 순성길 3코스는 목멱산 구간이 아니고 남산 구간일까?

 

목멱산 봉수대 인증
N타워

 

사실 한양도성 순성길 코스대로 가자면 팬더를 만날 일이 없는데 시원한 음료를 한 잔 하고 싶어서 스타벅스에 들리느라 전망대 1층으로 왔더니 팬더를 만날 수 있었다. 맨날 자전거만 타고 오다가 이렇게 걸어와서 만나니 반갑네. 

 

원래대로 한양도성 순성길을 따라가려면 봉수대에서 사진을 찍고 그대로 길을 따라서 버스정거장을 지나쳐서 내려가야 하는데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귀여운 팬더들을 만나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그냥 사족을 적자면 남산은 자동차길이 일방통행으로 되어 있어서 나와 같은 방향으로 한양도성 순성길 코스를 돌고 있다면 자동차가 오는 방향 쪽으로 걸어가면 코스가 맞는다. 즉, 아래 사진에 보이는 자동차길을 따라가지 말고 반대쪽으로 가면 된다. 

 

아메리카노 한 잔과 팬더들
이 쪽으로 내려가는 건 아닌데 그냥 찍어봤다
남산에서 하산 중

 

남산을 내려와 반얀트리 호텔로 들어설 때가 오후 6시 정도였는데 역시 여름이라 그런지 해가 길어서 이 때까지도 해가 지지 않고 꽤 날이 밝은 상태였다. 그러나 나는 이미 지칠 대로 지쳤지. 반얀트리 호텔의 끝에 도착하면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로 내성으로 갈 것인지 외성으로 갈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데 중간에 빠져나오는 길이 없으니 잘 선택해서 가도록 하자.

 

한양도성 순성길 1분기 때는 외성으로 돌았으니 이번에는 내성으로 돌아봤는데 외성으로 가면 약간 뭐라고 할까, 아기자기한 골목길을 지나는 감성을 느낄 수 있고 내성으로 가면 나무가 우거진 숲길 같은 느낌으로 길을 걸을 수 있으니 각자 원하는 길로 걸으면 되겠다. 벽을 하나 사이에 두고 이렇게 감성이 다른 것도 참 신기한 일이다.

 

신라면세점에 도착하면 성곽길 끝!

 

계단을 내려와 뒷쪽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 광희문 방면으로 향했다. 처음엔 광화문의 오타인 줄 알고 광화문이 이 쪽에 있다고?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더랬다. 역시 사람은 이것저것 경험을 해봐야 하는 법이다.

 

한양도성 순성길 방향 안내는 뭐 그렇게 엄청나게 잘 되어 있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안내가 잘 되어 있는 편인데 아래 사진의 두 번째 사거리에서는 길을 헷갈릴 수 있다. 여기에서는 왜 왼쪽으로 가라는 표시를 안 해놨는지 아직도 궁금할 따름이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그 쪽에는 한양도성 순성길 안내 표시가 있는데 말이지. 사진 상 오토바이가 찍혀 있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된다.

 

오토바이가 보이는 방향으로 걸어가면 된다
광희문 사진도 한 장

 

DDP 를 지나서 청계천을 지나면 이제 흥인지문까지는 금방이다. 흥인지문에 도착해서 마지막 스탬프를 찍고 흰색 뱃지를 받으니 관리하시는 분께서 이야, 이걸 혼자 돌았어요? 대단하시네! 라고 해주셔서 뻘쭘했다. 

 

DDP, 청계천, 흥인지문
마지막 스탬프!

 

이제 마지막 한양도성 순성길 2코스인 낙산 구간만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내 핸드폰의 배터리는 3%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좀 충전하고 떠날 것을 인왕산까지만 돌고 집에 올 생각에 핸드폰을 충전하지 않고 떠났더니 배터리가 바닥을 치고 있어서 마음이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한양도성 순성길 2코스 (낙산 구간)

한양도성 순성길 중 가장 쉬운 코스인 낙산 구간은 천천히 걷는다면 전혀 무리가 되지 않는 구간인데 핸드폰의 배터리가 없어서 방전 되기 전에 완주를 마치려고 좀 빠르게 걸었더니 생각보다 꽤 힘들었다. 

 

낙산 구간 역시 내성, 외성을 골라서 진행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외성 쪽은 차도와 가깝다 보니 시끄러울 것 같아 이번에도 내성 구간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낙산을 올라올라~

 

흥인지문에서 낙산공원 사진 인증 포인트까지는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여기에서도 사진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 마침 지나가던 커플의 남자분께서 사진을 찍어주셨는데 와, 이거 너무 각도빨 제대로 세워주신 거 아닌가요?! 사랑 받는 남친이실 것 같아요.

 

여기도 원래 낙산공원 표지판과 함께 사진을 찍는 게 기존 사진 인증이었는데 낙산공원 표지판 or 낙산공원 조망시설 표지판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마 외성으로 진행하시는 분들은 이 낙산공원 표지판을 볼 수가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은 게 마찬가지로 나의 생각이다. 

 

낙산공원 인증

 

낙산공원 사진 인증을 마쳤다면 이제 그냥 쭉 걷기만 하면 된다. 아니지, 사실 상 모든 인증은 마쳤으니 더 이상 걸을 필요도 없기는 한데 출발을 했다면 끝을 봐야지. 혜화문에서 출발했으니 나의 종점은 혜화문이다. 핸드폰 배터리가 떨어지기 전에 기록을 마치기 위해 혜화문으로 서둘러 걷기 시작했다.

 

사실 혜화문에 도착할 때까지 배경은 다 고만고만한데 그래도 약간씩 느낌이 달라서 없는 배터리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역시 아이폰의 진가는 1% 부터 발휘 된다더니 역시 그 말이 틀리지 않았다.

 

혜화문으로!

 

마지막 데크길을 지나면 다시 혜화문에 도착할 수 있고 이로써 드디어 길고 긴 한양도성 순성길 2분기가 끝났다. 그리고 혜화문에 도착해서 스트라바의 종료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핸드폰의 배터리가 0% 가 되면서 그대로 전원이 꺼졌다. 마지막 구간을 조금이라도 늦게 왔다면 사진을 남기지 못할 뻔 했는데 참 타이밍이 좋았다.

 

혜화문 도착!

 

PS. 그리고 다음 날, 한양도성 전시안내센터에 다시 방문해서 인증서를 받아왔는데 인증 방식이 약간 변경되어 있었다. 혹시라도 한양도성 순성길 인증서를 발급 받고자 하는 분들은 여기 를 클릭해서 반드시 사진을 먼저 등록하도록 하자.

 

사진을 등록한 후 직원 분에게 확인을 받고 셀프 출력
완주 인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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