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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브롬톤/오천자전거길 종주

브롬톤으로 가는 1박 2일 오천자전거길 종주 후기 - #3. [1일차] 서울 ~ 행촌교차로

by 루 프란체 2023. 4. 18.

문경버스터미널로

브롬톤으로 가는 2023년 그랜드슬램 달성 계획 중 세 번째 종주인 오천자전거길 종주의 첫 번째 일정은 준비편에 적었던 대로 오천자전거길의 시작점인 행촌교차로 인증센터가 있는 연풍면으로 가기 위해 이화령을 넘는 것이었다. 계속해서 적고 있는 이야기지만 오천자전거길 종주를 위해 굳이 이화령을 넘을 필요는 없다. 괴산터미널까지 버스로 가서 약한 오르막이지만 거의 평지인 코스를 자전거를 이용해서 달려도 되고 수안보로 가서 소조령을 넘어도 된다.

 

자전거로 이동하고 싶지 않다면 아침 일찍 연풍면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타도 되고 택시를 타도 되고 방법은 많다. 정답은 없으니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이용하면 된다. 나는 그냥 이화령이 거기에 있어서 넘었을 뿐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 ㅋㅋ 만약 다음에 오천자전거길 종주를 또 하게 된다면 그 때도 이화령을 넘을 것 같기는 하다.

 

서론이 너무 길어졌는데, 이화령을 넘기 위해서는 문경버스터미널로 이동하면 된다. 아무래도 시간이 너무 늦으면 해가 져서 위험하기 때문에 이화령을 넘으려면 아무리 늦어도 동서울터미널에서 14시 2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야 한다. 그 이후 시간의 버스를 타게 되면 이화령을 넘는 도중에 무조건 해가 지기 때문에 아주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혹시라도 나처럼 이화령을 넘을 생각이라면 참고하도록 하자.

 

그런데... 동서울터미널로 버스를 타러 가야 하는데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멎을 생각이 없어서 어째야 하나 터미널까지 택시를 타야하나 하고 계속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12시 30분쯤 비가 그쳐서 재빨리 자전거를 끌고 나왔다.

 

동서울터미널에 아슬아슬한 시간에 도착하지 않을까 했었는데 회기역에서 13시 15분 쯤에 출발하는 중앙선 열차를 타고 왕십리에서 2호선으로 환승하여 강변 역으로 이동하니 버스시간까지 약 30분 정도가 남아있었다. 난 지금까지 우리 집에서 동서울터미널까지 한 시간은 걸린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금방 왔지?

 

역으로 가는 도중에 장갑을 놓고 나온 걸 깨달아서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오느라 진땀을 뺀 건 비밀. 열차를 놓칠까봐 죽어라 달렸네. 휴. 중앙선은 배차 간격이 너무 길다.

 

문경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

 

고속버스를 탈 때 짐칸에 브롬톤을 어떻게 넣어야 할지 고민이 되는 분이 있다면 위의 사진처럼 브롬톤을 세워서 넣고 싯포스트를 쭉 뽑아서 짐칸의 천장에 닿도록 해두면 된다. 주의할 점은 싯포스트를 뽑을 때 쭉쭉 힘을 줘서 뽑아야지 안장을 보호하겠다고 어설프게 걸쳐두면 넘어지기 때문에 주의하자.

 

안장의 파손이 걱정 되시는 분들은 안장 위에 장갑을 덧대든지 하면 안장이 까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그리고 내 안장은 올웨더 어쩌고 저쩌고인데 순정 안장의 경우 폭이 더 넓어서 좀 더 안정적으로 고정시킬 수 있다.

 

그래도 넘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시는 분은 보통 브롬톤을 타시면 프론트 가방을 달고 다니실텐데 가방으로 앞으로 구르지 못하도록 막아두면 조금 더 안정적으로 세워둘 수 있다. 나는 프레임만 멀쩡하면 나머지 부품들은 얼마든지 교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주의라 그렇게까지 막 하나하나 보호를 하지는 않았다.

 

하여튼 이건 뭐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고 동서울터미널에서 문경버스터미널까지는 2시간 가량이 걸린다고 안내되어 있지만 도로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일정을 잡을 때는 넉넉히 잡아야 한다. 그렇다고 엄청 오래 걸리는 건 아니고 서울만 벗어나면 차가 막 엄청나게 막히지는 않으니까 얼추 2시간 30분 가량을 생각하면 된다.

 

근데 나는 그 어떤 대중교통을 타더라도 절대 잠을 자지 않는 주의인데 이 날은 날씨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건지 너무나도 피곤해서 잠깐 눈을 감았다 떴을 뿐이었는데 1시간 30분이 지나 있어서 이 버스가 휴게소를 들리는지 들리지 않는지 확인을 하지 못 했다. 잠깐의 단잠을 자고 눈을 뜨니 버스는 이미 충주에 진입해있었다.

 

요즘 버스는 충전 포트도 있네.

 

아참, 이건 내가 생각없이 티켓을 끊어서 그런거긴 한데... 14시 20분 버스를 탄다면 버스의 왼쪽 좌석을 발권하도록 하자. 아무 생각 없이 오른쪽 좌석으로 끊었더니 문경버스터미널로 내려가는 내내 창가에서 햇빛이 들어와서 따가워 죽는 줄 알았다.

 

눈을 뜨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버스는 국토종주 코스 중 하나인 새재자전거길의 옆을 달리기 시작했다. 빨리 국토종주를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근데 새재자전거길 구간의 자전거 도로에 차량들이 불법 주차 되어있는 건 여전하구나. 

 

종주 코스를 지나간다.

 

버스를 타고 충주를 지나 문경버스터미널로 가는 길에 이화령의 시작점이자 오천자전거길의 시작점인 연풍면의 큰 비석도 보였다. 기사님, 여기서 내리고 싶어요... 흑흑... 연풍면으로 가는 버스는 이제 증차를 해주지 않겠지...? 하루에 3대 정도만 있어도 좋으련만...

 

버스를 타고 오는 중에 쿵 소리가 몇 번 나서 아~ 내 브롬톤 넘어진 건 아니겠지? 라고 생각도 조금 했었는데 다행히 이번에도 아주 멀쩡히 자리를 잡고 서있었다. 기사님이 그렇게 막 부드럽게 운전을 한 건 아니었는데 잘 서있는 걸 보면 아마 어떤 버스를 타도 무사히 서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안장은 좀 까지긴 했지만... ㅠㅠ

 

문경버스터미널에 도착!

 

문경버스터미널에서 화장실에 들렀다가 터미널 근처의 복권집에서 로또를 사고 이화령으로 출발했다.

 

라고 쓰면 아무 걱정 없이 바로 출발한 것 같으니까 조금만 더 내용을 적자면 사실 문경버스터미널에 도착했을 때 바닥이 많이 젖어있는 상태라면 그냥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이화령이라는 세 글자가 나의 마음을 너무나도 울려서 생각 이상으로 바닥이 젖어있었지만 이화령을 향해 자전거를 타고 출발했다.

 

이화령으로

밑에 있는 사진들에서도 보이지만 비가 온 직후라 그런지 바닥 상태가 그렇게 영 좋지는 않았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보니 바닥이 완전히 마른 지역도 있었는데 여기는 비가 그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았다.

 

문경버스터미널에서 이화령까지는 자전거를 타고 10분 정도면 이동할 수 있는데 머드가드가 달려있다고는 해도 혹시라도 비가 튄다면 영 좋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살살 이동했더니 25분 정도가 걸렸다. 다행인 건 인도에 자전거 도로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걷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고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차도에도 차가 한 대도 없었다는 점이다.

 

혹시라도 등에 물이 튀어서 다람쥐가 되지 않았을까 걱정 했는데 다행히도 옷에는 비가 전혀 튀지 않았다. 머드가드 최고! 프레임은 뭐... 원래 더러워서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ㅋㅋ

 

백두대간의 중심, 문경새재

 

나는 사실 그간 국토종주를 하행만 해봤지 상행을 해본 적이 없어서 문경약돌한우타운이 항상 이화령을 넘은 다음에 나왔었는데 이번에는 이화령을 넘기 전에 문경약돌한우타운이 먼저 나오니 아주 잠깐이었지만 뭔가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블로그에 국토종주 정보글을 쓰면서 문경약돌한우타운을 하도 많이 언급해서 그런지 낯익은 느낌마저 들었다.

 

혼자 하는 종주였다면 여기에서 갈비탕을 먹고 가는 것도 좋았겠지만 시간이 없기도 하고 브타밴의 브롬브롬님과 한잔님을 만나서 같이 저녁을 먹을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냥 지나가는 걸로 했다. 

 

이화령을 향해 가는 길

 

문경약돌한우타운에서 이화령까지는 금방이다. 문경약돌한우타운을 지나서 정말 조금만 가면 이화령으로 가는 표지판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이화령 자체는 사실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브롬톤 P라인을 구매하고 처음으로 만나는 업힐다운 업힐이라 약간 긴장도 됐다.

 

집 근처에 있는 북악산도 넘어본 적이 없는데 이화령을 먼저 넘게 되다니... 원래 브롬톤 P라인에는 50T 체인링이 달려있는데 종주를 하면서 만나게 될 업힐들을 위해 과감히 평지를 포기하고 44T 체인링으로 바꾼 보람이 있을까 하는 약간의 기대감도 있었다.

 

이화령 시작

 

이화령도 올라가는 내내 바닥이 젖어있었지만 업힐을 하는 도중에는 전혀 걱정이 되지 않았다. 내 브롬톤 P라인에는 머드가드가 달려있기 때문이 아니라 어차피 천천히 올라갈 거라서 물이 튀길 염려가 없었다고 하는 게 맞겠다. 다운힐은 걱정이었지만...

 

비에 젖은 이화령을 오르고 있자니 그러고보니 에몬다로 국토종주를 했을 때도 비가 오던 날 이화령을 올랐었지. 하면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게 간만에 로드를 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왜 항상 비가 올 때만 이화령을 넘는걸까? 날씨가 날씨인만큼 이화령을 오르는 동안 자전거를 한 대도 못 볼 줄 알았는데 다운힐을 하는 전기 자전거를 탄 아저씨와 마주쳐서 가볍게 인사를 했다.

 

열심히 오르는 중

 

이화령은 총 길이가 4.9km 이고 평균경사도가 6% 인 고개인데 사실 이화령에 대한 평가는 좀 과장된 면이 있다. 국토종주 코스 중 가장 고도가 높고 가장 길다고는 하지만 난이도가 그렇게 살인적일 정도로 어렵지는 않다.

 

물론 자전거를 처음 타시는 분들이나 타신 지 얼마 안 된 분들에게는 살인적인 난이도로 느껴질 수 있는데 자전거를 어느 정도 타봤다 싶으신 분들은 누구든지 충분히 넘을 수 있는 고개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저렇게 셀카도 찍고 풍경 사진도 찍으면서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이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PR 을 세우기 위해서 죽어라 온 힘을 다해서 올라간다면 힘든 곳이다. 그렇게 간다면 힘들지 않은 곳이 어디 있겠냐만은... 나처럼 기록과는 상관없이 사부작 사부작 올라간다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화령의 경사도

 

무리하지 않고 사부작 사부작 올라가다보니 우측에 이화령의 정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좀 그렇지만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전혀 숨도 차지 않았고 다리도 전혀 무겁지 않았다... ㅋㅋ 그 정도로 샤방하게 탔다는 이야기겠지.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이야기지만 총 38분이 걸렸다.

 

가민에 계속해서 찍히던 7% 와 9% 는 거짓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도 여유롭게 올라올 수 있었는데 어느 정도였냐면 자전거를 타고 올라오면서 카톡도 하고 전화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당연히 속도는 느렸지만 로드를 타던 때보다 훨씬 쉽게 올라온 기분이었다. 이게 바로 44T 체인링의 힘인가? 아니면 이거 설마 뒷바람이 밀어준건가? 

 

이화령 정상!

 

이화령의 정상에 도착하니 아저씨 한 분이 다가오셔서 이 자전거는 전기냐고 물어보셨다. 브롬톤을 타면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이거 전기예요? 인데 아마 이런 바퀴도 작은 자전거로 이화령을 올라왔으니 더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에서야 든다.

 

비가 온 날의 이화령은 구름과 어우러져 아주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는데 약간... 예전에 완전 폭우가 내리던 날 에몬다를 타고 올라왔을 때보다는 못 하구만~ ㅋㅋ

 

백두대간 이화령

 

사실 이번 종주는 준비편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왠지 인증센터에 도착할 때마다 사진을 부탁할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본격적인 삼각대를 챙겨왔는데 이화령에서도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이화령에 올라온 김에 이화령 인증센터의 인증 도장을 찍을까 말까 고민을 좀 했는데 역시 국토종주 때 찍는 게 좀 더 기분이 좋을 것 같아서 다음 국토종주 때의 재미로 남겨두는 걸로 하고 행촌교차로가 있는 연풍면으로 출발하기로 했다.

 

연풍면으로

이화령에서 조금 더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한잔님과 브롬브롬님은 이미 연풍면에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후다닥 이화령에서 내려왔는데 이화령에서 내려오면서 신기했던 건 이화령을 오르는 길은 전부 젖어있었는데 신기하게도 내려오는 길은 거의 젖어있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더 신기했던 건 이화령을 거의 다 내려왔을 때 쯤 되서는 갑자기 또 바닥이 전부 젖어있었다는 점이었다. 왜일까?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비 온 날의 다운힐은 솔직히 걱정이 조금 됐었는데 덕분에 아주 편안하게 이화령을 내려올 수 있었다. 약간 뒷바퀴가 통통 튀는 게 펑크가 난 것 같은 느낌도 들었지만...?

 

나는 급한 경사도나 빨래판에서는 잘 내려오지 못 하는 편인데 이화령의 경사도가 그렇게 급하지도 않고 빨래판도 없다보니 여유있게 내려올 수 있었다. 잠깐 정신을 놓으면 속도계가 금방 40km 를 넘기기는 했지만...?

 

식당 사진을 찍는 걸 깜빡했는데 연풍양돈조합직판장 이라는 곳에 계신다고 하셔서 숙소에 자전거를 가져다놓기 전에 먼저 식당으로 이동했는데 갑자기 손님이 너무 많이 몰려서 식사 준비를 하는데 20분 정도 걸릴 것 같다고 해서 먼저 자전거를 가져다놓으러 다시 숙소로 이동했다.

 

그리고 식당에서 숙소로 이동하려고 자전거를 딱 타고 페달을 밟는 순간 느껴진 것은... 아, 펑크다. 젠장. 위에 적은 펑크의 느낌은 펑크였던 것이다.

 

연풍면 유일의 숙소, 새재파크

 

새재파크에 자전거를 가져다두고 다시 식당에 도착하니 마침 타이밍 좋게도 바로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가격표를 보니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생각보다 양이 많았는데 고기의 퀄리티는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내가 살면서 먹어본 삼겹살 중 두 번째로 맛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한잔님이 고기를 너무 잘 구워주셔서 그런가...? ㅋㅋ

 

비빔냉면도 요즘 이상하게 주는 식당이 너무 많은데 이게 비빔냉면이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도 맛있었다. 다음에 다시 연풍면에 오게 된다면 꼭 여기에서 다시 밥을 먹을거다.

 

연풍양돈조합직판장

 

근데... 저번 북한강 종주 때도 한잔님과 브롬브롬님이 밥값을 내주셨는데 이번에도 밥값을 내주신다 하셔서 너무나도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ㅠㅠ 하지만...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ㅋㅋ 진짜 너무 맛있었어요. 약소하지만 커피 기프티콘 보내드렸으니 두 분 데이트 하실 때 드세요~ ㅎㅎ

 

초저녁의 연풍면

 

밥을 먹고 나오니 어느덧 날이 어둑어둑해져있었다. 해가 지니까 정말 아무 것도 안 보이는 게 여기가 산 속은 산 속인가보다. 새재파크로 돌아가는 길에 장사를 하고 있는 곳은 단란주점 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작은 동네에서 단란주점이라고 하면... 음... 종업원이 옆집 사람이 나오나...? -_-

 

펑크 수리 중

 

방으로 돌아와서 튜브 교체를 하고 방을 한번 싹 닦아주고 쉬고 있으니 갑자기 탄산음료가 너무 마시고 싶어져서 밖으로 나왔는데 밥을 먹고 새재파크로 돌아가던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동네가 조용해져있었다. 간간히 개가 짖는 소리만 들려왔는데 이게 얼마나 무서운지는 겪어본 사람만이 알거다.

 

하여튼 동네에 사람이 없다고 마트가 일찍 닫았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마트의 문은 활짝 열려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젊은 사람들이 마트에 있었는데 이 사람들은 이 동네에 사는 사람일까? 아니면 나처럼 종주를 위해 온 사람일까? 그러고보면 새재파크도 만실이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아마 다들 오천자전거길 종주를 오는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한세마트

 

동네가 작다고 해서 마트가 이것만 있는 건 아니고 바로 옆에 코사마트도 같이 있다. 한잔님이 지도로 찾아봤을 때 무슨 동네에 편의점이 하나도 없어서 보급을 못 할까봐 괴산터미널에서 이것저것 엄청 많이 사왔는데 마트가 있을 줄 알았으면 괜히 사왔다고 하셨다... ㅋㅋ

 

새재파크

 

근데 사진을 찍으면서도 몰랐는데 여기도 무슨 슈퍼가 있네? 문이 굳게 닫혀 있어서 몰랐나보다. 방에서 음료를 마시며 차트남을 보고 잠을 청하는 걸로 하루를 마무리 지었다. 연풍면에 도착하면 할 일이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아서 21시쯤에 잘 예정이었는데 어쩌다보니 23시가 넘어서 자게 됐네... 흠흠.

 

아참, 새재파크는 잠만 자는 용도로는 괜찮은데 방에 뭔가가 없는 경우가 많으니 미리미리 관리하시는 분께 말씀 드려서 받아 두는 것을 추천한다. 내 방의 경우엔 드라이기와 치약과 휴지가 없었고 한잔님과 브롬브롬님의 방에는 수건이 없었다고 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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