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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브롬톤/금강 종주

#3. 브롬톤으로 가는 1박 2일 금강 자전거길 종주 후기 - [1일차] 군산 ~ 부여

by 루 프란체 2023. 10. 24.

군산 터미널로

이번에도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나는 금강하고 악연이 있는 게 맞는 것 같다. 분명히 잠들기 전까지 일기 예보를 계속해서 체크 했을 때는 비 표시가 전혀 없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준비를 마치고 집 밖으로 나오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것도 매우 많이...

 

그래서 일단 집으로 돌아와서 금강 종주를 또 다시 취소해야 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비구름 레이더를 보고 있으니 비구름이 점점 남쪽으로 내려가는 것이 보여서 다시 한 번 준비를 하고 금강 종주를 위해 집 밖으로 나섰다.

 

로또도 사고 지하철로 센트럴시티 터미널로 이동

 

원래 계획했던 금강 종주는 대청댐 인증센터부터 시작해서 금강하굿둑 인증센터로 내려가는 게 목표였는데 같이 가기로 했던 일행들이 이미 군산으로 내려가고 있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나도 군산행 버스를 끊었다. 올해는 참... 종주를 하느라 유난히 센트럴시티 터미널에 많이 온 것 같다. 평생 탔던 고속버스보다 요 1년 간 탄 고속버스가 더 많을지도.

 

지하철을 타고 센트럴시티 터미널로 가는 동안 지하철에서 어떤 남자분들이 야, 이게 그 잘 접힌다는 자전거인가봐 하면서 수군수군 하셔서 살짝 부끄러웠다. ㅋㅋ

 

버스에 하로미 승차 완료!

 

버스는 달리고 달려서 두 시간 정도를 달려 정안 휴게소에 도착했다. 정안 휴게소도 올해 몇 번을 오는건지. ㅋㅋ

 

금강 종주를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났더니 너무 피곤해서 커피나 한 잔 하려고 버스에서 내렸다가 공주 밤빵이 보이길래 이것도 같이 구매를 했는데 살면서 먹은 빵 중에 제일 맛없었다. 내가 웬만해서는 맛 없다고 잘 안 하는데 요즘은 왜 이리 맛없는 것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내 입맛이 점점 이상해지고 있는건가...? 

 

정안 휴게소를 거쳐 군산고속버스터미널로

 

군산에 도착해서는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는 이성당으로 이동했다. 보기로는 이성당의 줄이 어마무시하게 길다고 했었는데 생각보다 길지는 않았다.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이 정도가 있었으면 생각보다 줄이 긴건가? 이성당 하니까 성심당도 가보고 싶은데 언제가 돼야 가볼 수 있으려나?

 

보이는 것보다 평범했다...

 

먼저 기다리고 있던 일행들이 빵을 사와서 근처 편의점에서 콜라를 사서 빵과 같이 먹고 첫 번째 인증센터인 금강하굿둑 인증센터를 향해 출발했다.

 

금강하굿둑 인증센터로

언제 비가 왔냐는 듯 자전거 도로의 노면은 거의 말라있었는데 군산에서 금강하굿둑 인증센터까지 가는 길의 자전거 도로의 상태가 워낙에 오락가락해서 그냥 차도를 이용해서 달리고 싶었다. 만약에 다음에 또 다시 오게 된다면 그 때는 차도를 이용해서 달려야겠다.

 

금강하굿둑 인증센터로 가는 길

 

이왕이면 터미널에서 금강하굿둑 인증센터로 가는 안내 표시도 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도 어플을 켜놓고 따라가면 되긴 하지만 바닥의 파란 줄이 있다가 없다가 하니 이 길이 맞나 안 맞나 계속해서 어플을 켜보는 것도 굉장히 귀찮은 일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비가 많이 왔는데도 많은 분들이 금강 종주를 마치고 오셨는지 금강하굿둑 인증센터에 도착하니 거의 스무 명 정도가 와서 도장을 찍고 있었다. 

 

금강하굿둑 인증센터

 

근데 금강하굿둑 인증센터에서 만난 아저씨들이 그 자전거로 금강 종주는 무리일텐데 라고 하시는 게 브롬톤을 너무 무시하시는 것 같았다. 뭐, 로드나 MTB 보다 힘들기야 하지만 못 할 건 없는데 말이지.

 

익산성당포구 인증센터로

예전에 해가 지고나서 깜깜한 밤을 헤치며 울면서 달렸던 구간인데 이렇게 날이 밝을 때 오니 약간 감회가 새로웠다. 여기가 이렇게 생겼었구나 싶기도 했고. 그런데 양 옆으로 계속해서 나무가 우거져있었던 것 같은데 그 사이에 다 잘라버렸나? 라고 달리던 당시에는 생각 했었는데 지금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나무는 원래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익산성당포구 인증센터까지 가는 길도 거의 90% 가량이 평지로 되어 있는데 나머지 10% 의 업힐이 빡세다고 해야 하나, 짧은데 경사도가 보기보다 높아서 올라가는데 약간 힘이 들었다. 근데 로드로 왔었을 때는 여기에 업힐이 있는 걸 몰랐는데... 뭐지?

 

끝 없는 평지를 달린다.

 

익산성당포구 인증센터에 도착하기 직전에 있는 오르막은 세 번 정도를 올라가야 하는데 특히 마지막 오르막이 꽤나 경사도가 높았다. 그래도 진짜 엄청나게 짧아서 끌바를 하더라도 많이 쳐줘야 3분 정도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이미 동해안 종주와 제주 환상 자전거길 종주를 마친 나에겐 이 정도는 빡센 것도 아니었다.

 

익산성당포구 인증센터로 가는 길

 

처음 금강 종주를 다녀왔을 때는 블로그에 게시글을 작성할 때 자꾸만 익산성당포구인지 성당익산포구인지 헷갈렸었는데 익산에 있는 성당포구라고 생각하니 바로 외울 수 있었다. 하긴, 금강 종주를 오기 전에는 익산이라는 곳이 있는지도 몰랐으니 헷갈릴 만도 하다.

 

전에 갔었을 때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었는데 이번에 갔었을 때는 산책을 하는 사람이 몇 명 있었을 뿐이었다. 금강 종주길 근처에는 워낙에 캠핑장이 많아서 어디를 가든 사람이 많은데 의외였다.

 

익산성당포구 인증센터

 

익산성당포구 인증센터를 지나면 바람개비 길이 나오는데 익산성당포구 인증센터 옆으로도 바람개비 길이 펼쳐져 있어서 인증을 마친 후 잠깐의 포토 타임을 가졌다.

 

부여로

이미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지만 이 날 최소한 부여까지는 가지 않으면 다음 날의 라이딩이 너무 길어질 것 같다는 판단으로 부여에서 숙소를 잡기로 했다. 원래대로라면 절대로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 1박 2일 일정이었지만 아침에 비가 오는 바람에 네시간 정도가 지연이 됐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익산성당포구 인증센터를 지나서 가다보면 벌써 몇 년째 길만 막아두고 공사는 절대 하지 않는 우회길이 나오는데 이 길은 이제 그냥 금강 종주 루트에서 빼버리고 우회길을 공식 루트로 파란 선을 그어두는 게 맞지 않나? 아니면 공사를 좀 하든지...

 

우회길을 지나서 조금만 가다보면 다시 쭉 평지만 나온다.

 

금강 종주 길을 따라서 쭉 가고 있으니 갑자기 자전거 도로에 차들이 달리고 있는 게 보여서 이게 무슨 일인가 했더니만 젓갈 축제인가를 해서 길이 너무 막힌다고 자전거 도로로 차량을 달리게 하고 있는 거였다...;;;

 

자전거 도로에 차량을 달리게 하려면 통제라도 좀 제대로 하지, 통제도 제대로 안 돼서 자전거 도로로 달리는 차량들이 오히려 자전거들한테 클락션을 울리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석양이... 진... 다...

 

어쨌든 해가 지기 전에 부여에 도착하는 건 이미 틀린 상황이었기 때문에 천천히 이동하기로 하고 라이트를 켜서 병렬주행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자전거 도로에서 병렬주행은 절대 금지이지만 여기는 밤에 달려본 사람만 안다. 일렬로 달리면 시야가 너무 좁다. 하여튼 절대 야라를 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나의 매우 짱짱 밝은 전조등을 이번에도 안 가지고 왔는데 앞으로는 그냥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할 것 같다.

 

병렬주행을 하긴 좀 그렇긴 했지만 이 쪽 자전거 도로를 야간에 달릴 사람이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브롬톤의 기본 라이트는 너무나도 약해서 사고의 위험성이 있는 것보다는 나았다. 셋이서 일렬로 자전거 도로를 비추니 그나마 좀 달릴만 했다. 금강 종주 자전거길에는 가로등이 하나도 없어서 야간 주행은 너무나도 위험하다.

 

야밤의 금강 종주

 

검은 사진은 별이 많이 보이길래 우왕~ 하면서 사진을 찍은건데 사진으로 찍고나서 보니 거의 안 보이는게 이번에 새로 바꾼 나의 아이폰15 프로맥스도 야간엔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ㅠㅠㅋㅋㅋ

 

부여에 진입하기 전에 백마강 억새길인가 백마강 갈대길인가가 있는데 전에 동호회 분께서 내가 가봤더니 다 밀어버렸더라 라고 하시길래 믿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정말로 억새인지 갈대인지를 다 밀어버려서 휑해져있었다. 왜 밀어버린 걸까? 관광 명소로 홍보까지 하던 곳인데...

 

부여 도착!

 

일행이 저녁을 뭐 먹을래라고 물어봐서 나는 정말 농담으로 아무 생각 없이 명륜진사갈비요 라고 했는데 우선 숙소가 많은 쪽으로 이동하기로 해서 이동하는 길목에 진짜로 갑자기 명륜진사갈비가 나와서 명륜진사갈비에서 밥을 먹었다. ㅋㅋ 역시 운동 후에 먹는 고기는 존맛탱이다.

 

진짜 요즘 어디 가서 이 가격에 고기 이만큼 먹기 힘든데 리뉴얼 된 명륜진사갈비는 진짜 어떻게 봐도 혜자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근데 나는 항상 명륜진사갈비를 가면 삼겹살, 등갈비보다 돼지갈비가 제일 맛있던데 나만 그런건지 모르겠다.

 

명륜진사갈비 남부여점

 

밥을 먹으면서 숙소를 찾아보니 명륜진사갈비에서 별로 떨어지지 않은 곳에 다정한모텔이라는 곳이 가장 저렴해서 이 곳에서 숙박을 하기로 하고 밥을 먹은 후에 이동 했는데 여기로 오는 길도 살짝 오르막이었다. 왜 항상 잠을 자러 어딘가를 가려고 하면 다 오르막인 걸까.... 

 

특이하게도 현관에 신발을 보관하고 방으로 들어가는 구조로 되어 있었는데 처음엔 뜨거운 물이 안 나와서 뭐야... 했었다가 보일러가 가동 된 후부터는 뜨거운 물도 잘 나오고 방도 뜨끈뜨끈하니 하룻밤 잠만 자기에는 딱 좋은 곳이었다. 근데 약간 사장님인지 말이 잘 안 통해서 조금 답답했다.

 

다정한모텔

 

샤워를 마치고 편의점에 잠깐 들렀는데 말로만 듣던 정림사지로 가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왔다. 정림사지 하면 역시 6층 석탑이지! 하면서 혹시 몰라서 인터넷을 찾아봤더니 5층 석탑이었다. 날이 밝았으면 잠깐 들어가서 보고 왔을 텐데 아무래도 이 시간에는 문을 닫았을 것 같아 이정표만 찍고 돌아왔다.

 

정림사지가 여기구나~

 

이왕 금강 종주를 온 김에 여러 역사 유적들도 돌아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 해 참 아쉬운 부분이었다. 공주 쪽에도 역사 유적이 많이 있고 부여 쪽에도 역사 유적이 많이 있으니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한 번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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