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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브롬톤/금강 종주

#4. 브롬톤으로 가는 1박 2일 금강 자전거길 종주 후기 - [2일차] 부여 ~ 대청댐

by 루 프란체 2023. 10. 24.

백제보 인증센터로

백제보 인증센터로 가기 위해서 전 날 부여에 진입했던 백제교로 이동하던 중에 하늘에 떠 있는 기구들을 많이 봤는데 뭔가 광고를 하고 있던 중이었을까? 눈이 나빠서 기구 겉면에 뭐라고 써있는지 보이질 않아서 알 수가 없었다. 

 

저 기구는 뭐지?

 

백제교를 지나고 있는데 저 앞 쪽에 엄청난 안개가 껴있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백제교를 건너며 보니 금강 물줄기를 따라서 물안개가 자욱하게 껴있었는데 정말 멋있는 광경이었다.

 

살면서 봤던 물안개 중에 국토종주 중 봤던 강정고령보 인증센터의 물안개를 제일로 꼽았었는데 이제부터 백제교에서 봤던 물안개로 내 머리 속의 순위가 바뀔 것 같다. 이 때가 엄청 이른 시간도 아니고 거의 9시가 다 되어가던 상황이었는데 물안개가 이 시간에도 이렇게 있는 거였구나.

 

물안개와 예쁜 꽃들을 보며 나아간다.

 

근데... 이게 익산성당포구 인증센터를 출발해서 백제보 인증센터까지의 게시글이었다면 적을 내용이 많았을지도 모르겠는데 백제교에서 출발해서 백제보 인증센터까지 가는 여정의 게시글이다보니 쓸 내용이 별로 없다.

 

백제보에 도착하기 전에 오르막이 두 개 정도 있다는 것 정도? 백제보에서 하행으로 갔었을 때는 오르막이 이렇게까지 많은 기분이 아니었는데 상행으로 가니까 유난히 오르막이 많은 기분이었다.

 

백제보 인증센터

 

백제보 인증센터에서 인증 도장을 찍고 보니까 백제보 인증센터에도 유인 인증센터가 있길래 여기에서 그동안 인증을 받지 못 했던 유인 인증을 받고 가기로 했다.

 

근데 나는 중간중간 유인 인증센터에서 인증을 받아둬서 인증을 받을 내용이 많지 않았는데 일행들은 한 번도 유인 인증센터를 들리지 않아서 인증을 할 구간이 엄청 많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갔을 것을... 여기에서 시간을 꽤 잡아먹었다.

 

금강문화관에서 유인 인증

 

일하시는 분이 직접 내린 커피도 한 잔 얻어마시고 다음 인증센터인 공주보 인증센터를 향해 출발했다. 여기서 인증을 받는데만 대략 시간이 30분 이상 걸린 것 같다.

 

공주보 인증센터로

아침을 안 먹고 출발했더니 슬슬 배가 고프려고 해서 공주에 가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백제보 인증센터에서 유인 인증을 받으면서 알아봤던 식당이 11시 오픈이라고 해서 설렁설렁 가다보면 얼추 점심 시간에 맞게 도착할 것 같았다.

 

뻥 뚫린 하늘

 

약간 레트로한 감성이 느껴지는 우회 표지판이었다. 반대편에서 오던 아저씨들이 이렇게 이렇게 가면 된다고 알려주셔서 그대로 따라갔더니 금방 우회를 하기는 했는데 우회 구간이 5분도 채 되지 않아서 길을 막아놓고 무슨 공사를 하고 있는걸까 하는 궁금증과, 그냥 지나가도 됐을 것 같은데 하는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위험! 우회!

 

금강 종주를 떠나기 전 자출사에서 금강 종주 관련 정보를 찾아봤을 때 공주보 인증센터와 백제보 인증센터 사이에 무너진 곳이 있어서 차도로 우회를 해야 하는 곳이 있다는 내용을 봤었는데 내가 갔을 때는 다행히 어느 정도 복구가 되어 있어서 우회 없이 길을 지나갈 수 있었다.

 

근데 이왕 복구를 하는 김에 저 진흙들도 물청소를 한 번 해줬으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번 수해가 심하긴 심했는지 여기저기에 부러진 나무들도 많이 보였고 진흙과 모래가 많았다. 들어보니 거의 도시 전체가 잠기는 수준이었다는 것 같은데...

 

우회 없이 지나갈 수 있었다.

 

우회도 없고 오르막도 없는 평탄한 길을 따라서 달리다보면 하얀색 성 같은 건물이 우뚝 서있는데 이 건물이 바로 금강 종주를 1박 2일로 오시는 분들이 많이 이용하는 하얀성 모텔인데 너무나도 이름에 걸맞는 외관이었다. 주변에 식당 같은 건 많지 않으니까 혹시라도 여기서 잘 계획이라면 주변 시내에서 미리 밥을 먹고 오는 게 좋겠다.

 

하얀성 모텔

 

이제까지의 평탄한 도로가 무색하게 하얀성 모텔을 지나면 업힐이 시작 되는데 업힐을 올라 상태가 좋지 않은 다리를 건너면 공주보 인증센터에 도착할 수 있다. 여기는 나중에 포장을 다시 하기도 힘들 것 같다.

 

저 앞에 보이는 것이 공주보다.

 

혼자서 로드를 타고 달리시던 여자 분이 우리를 보고 가족끼리 오셨냐고 하시는데 참 뻘쭘했다... ㅋㅋ 그러고보니 위에다가 안 적었는데 백제보 인증센터에서도 직원 분이 우리를 보고 가족인 줄 알았다고 하셔서 한참을 웃었는데 똑같은 상황이 바로 뒤에 발생할 줄은... ㅋㅋ

 

공주보 인증센터

 

공주보 인증센터에서 공주 시내에 있는 고마나루 1999 식당의 예약을 걸고 공주 시내로 후다닥 달려갔다. 사람이 엄청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적어서 7번째 순번이었다.

 

세종보 인증센터로

위에도 적은 것처럼 세종보 인증센터로 가기 전에 먼저 밥을 먹기 위해 고마나루 1999 를 향해 열심히 나아갔다. 근데 여기도 오르막이 있던 기억은 없었는데 금강온천을 지날 때까지가 은근히 오르막이었다. 아마도 로드를 탔던 때는 이 정도는 오르막으로도 생각하지 않았었던 모양이다.

 

공주 시내를 지난다.

 

고마나루 1999 에 도착하니 딱 우리 차례가 되어 있어서 대기하지 않고 곧바로 식당 안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딱히 자전거를 세울만한 공간은 없으니 알아서 구석에 잘 세워야 하는데 우리가 주차장 한 켠 구석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들어왔더니 우리 다음에 들어오신 자전거 분들도 우리 자전거 옆에다가 대충 세워놓고 들어오셨다.

 

당연히 시그니처 메뉴인 고마나루 정식을 시켰는데 그동안 종주를 다니면서 먹은 밥 중에 가장 훌륭한 맛이었다. 수육도 제육볶음도 황태조림도 전부 맛있었다. 여기는 나중에 차를 타고 놀러오더라도 들릴 만한 식당으로 메모해둬야겠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맛있다고 하는 식당은 운동하고 가는 거니 맛있게 느낄 수 밖에 없다라는 이야기를 인터넷 상에서 우스갯소리로 사람들이 하고는 그러는데 사실 이건 틀린 말이다. 자전거를 아무리 타고 가도 맛 없는 음식은 정말 맛없다. 대표적으로 하조대의... 읍읍 치킨이라던지...

 

고마나루 1999

 

맛있는 한 상을 마치고 나와서 다시 목적지를 향해 페달을 밟아 나아갔다. 공산성에서 내려다보는 공주의 야경이 그렇게 멋있다 해서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공산성을 올라가겠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못 올라갔네... 뭐, 언젠가는 갈 수 있을거라 믿는다. 아마도.

 

가운데는 누굴까?

 

여기도 크게 적을만한 내용이 없어서 대충 퉁치려고 했는데 대충 퉁칠만한 내용도 떠오르질 않는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이 평지에 약간의 오르막이 있었다 라는 내용만 적으면 되려나? ㅋㅋ

 

코스모스를 잔뜩 심어놓은 곳을 또다시 지나게 됐는데 여기도 코스모스가 상당히 예쁘긴 했지만 백제교에서 물안개에 휩싸인 코스모스를 보고 왔더니 크게 특별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아침에 봤던 그 광경이 정말 너무나도 강렬했다.

 

세종보를 향해 가는 중

 

이제까지의 종주에서는 항상 벼가 익어가는 것만 봤었는데 수확을 하는 장면을 보고 있자니 계절이 바뀌긴 바뀌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만약 내가 다치지 않았더라면 아마 9월이나 10월 초 쯤에는 모든 종주를 끝마쳤을 수도 있었는데 그랬다면 이것도 보지 못 했겠구나.

 

세종보로 가는 중...

 

열심히 달리다보면 금강 종주 길에 있는 몇 안 되는 우회길이 또 나온다. 겉보기에는 포장이 너무 좋아서 진짜 우회해야 되는 거 맞아? 싶은데 반대편으로 가보면 우회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근데 우회길이 낮지만 그래도 오르막이라서 괜히 체력을 빼야해서 편하지는 않았다.

 

우회길

 

사진의 학나래교를 건너면 세종보 인증센터까지는 금방이다. 근데 학나래교에 올라가기 바로 전에 세종보 인증센터가 100m 앞에 있다는 이상한 표지판을 세워놔서 잠시동안 길을 찾아보느라 시간을 지체하게 됐다. 누가 이 표지판을 세우자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용이 잘못된 표지판은 하루 빨리 철거하거나 내용을 바꿨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마도 세종보 인증센터가 100m 앞에 있다는 게 아니라 100m 앞에서 이 쪽 방향으로 가라는 내용 같기는 한데 오해하기 딱 좋게 생겼다. 인증센터 위치가 바뀐지 알고 쫄았네.

 

학나래교를 지난다.

 

세종보 인증센터에서 인증을 마치고 뒷쪽에 있는 카페에서 간단하게 커피를 한 잔씩 마시고 가기로 했다. 종주를 다니면 은근히 커피를 마시기가 힘들단 말이지... 사실, 편의점 커피를 사면 가지고 다니면서 마실 수 있으니 더 좋긴 한데 역시 커피는 카페에서 마셔야 제일이다.

 

세종보 인증센터

 

이번에 처음 알게 된 내용이 있는데 세종보 인증센터는 여기 건물 앞과 건물 뒷편 주차장 쪽으로 해서 인증센터 부스가 두 개가 존재하고 있었다. 카페에서 아무 생각 없이 창문을 내려봤다가 주차장 쪽에도 인증센터 비슷한 게 있어서 응? 저게 뭐지? 했다가 깜짝 놀랐다.

 

대청댐 인증센터로

이제 마지막 인증센터인 대청댐 인증센터로 갈 시간이다. 커피를 너무 여유있게 마셨나 싶기도 했는데 뭐 기차표야 늦으면 바꾸면 되니까 일단 출발하기로 했다. 전 날 자려고 누워서 코레일톡을 봤더니 정말 딱 한 열차의 딱 한 자리만 비어 있어서 이건 나를 위한 열차야! 하면서 예약 했었는데 아무래도 나를 위한 열차가 아닐 거 같다는 생각이 솔솔 들기 시작했다.

 

세종보 인증센터에서 출발

 

저 앞에 보이는 둥그런 게 뭔가 했더니 세종시의 랜드마크인 스카이워크...인 줄 알았더니 금강보행교라고 한다. 이름 그대로 보행자만 다닐 수 있는 곳인데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아마도 저런 곳은 못 올라갈 것 같긴 하지만 올라가보면 어떤 곳일까 궁금증이 일어나기는 했다.

 

금강보행교

 

금강보행교를 지나서 가다보면 합강공원 인증센터가 나오고 그 뒤로 이번 수해로 인해 유실 된 미호천 보행교가 나온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들어가지 말라고 되어 있으면 안 들어가야 인지상정이긴 한데...

 

근데 봐라, 난 이미 여기까지 왔다. 여기까지 오던 중간에 미호천 보행교는 갈 수 없으니 이 쪽 길로 가세요 하고 안내 표시가 있던 것도 아니다. 그냥 파란 선이 그어진 길을 따라서 계속 달려왔을 뿐인데 이 앞에 서있다.

 

백번 양보해서 중간에 안내가 없었던 건 그렇다고 치자. 그러면 미호천 보행교 앞에라도 어디어디로 가세요 하고 안내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그런 안내는 단 한 글자도 찾아볼 수 없이 그냥 양해 부탁드립니다. 라는 문구만 덩그러니 써있다. 그러면 어째야 하나? 통제를 뚫고 지나갈 수 밖에 없다.

 

이미 많은 분들이 통제를 무시하고 건너고 있던 건 핑계고 뭐 어쨌든 답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미호천 보행교를 건너기로 했다. 이상, 자라니의 자기합리화였다.

 

합강공원을 지나 미호천 보행교를 건넌다.

 

대충 들어보니 공사 시작은 최소 내년이 될 것 같다는데 그 때까지 이 상태로 방치해 둘건가보다. 뭐 답이 없는 상태인 건 알겠는데... 하다못해 우회길이라도 만들어주면 다들 알아서 그 쪽으로 갈텐데 왜 우회길 안내를 안 해놨을까?

 

자라니는 나아간다...

 

근데 자전거 도로를 따라서 달리다보니 아마 미호천 보행교를 우회한다면 여기를 지나지 않을까? 싶은 곳이 나왔는데... 아래 사진에서 보이듯이 이 곳도 출입금지 안내 문구가 붙어있었다. 그러면 대체 어디로 가라는 걸까? 금강 종주를 오지 말라고 하던지... 씁.

 

여기도 가지 말라고...?

 

금강 종주 구간 중 미호천 보행교에서 신탄진까지 가는 길이 제일 지루하게 느껴진 것 같다. 볼 게 하나도 없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한데 길 자체도 뭔가 재미가 없고 피로도가 높아서 신탄진까지 가는 길이 너무나 지루해서 도대체 언제 도착하는 건지 계속해서 지도를 들여다보게 됐다.

 

드디어 신탄진에 도착했다.

 

신탄진에서 대청댐 인증센터까지는 알려진 대로 오르막을 오르는데 이게 대놓고 빡센 오르막을 오르는 게 아니라 잔잔하게 계속 오르막이라서 대청댐 인증센터까지 가는 건 꽤나 힘들게 느껴진다.

 

대청댐 인증센터까지 올라가는 중간에 두두당이라는 카페가 있는데 특히 빵이 꽤 맛있다고 하니 시간의 여유가 있으신 분은 한 번쯤 들렀다가 가는 것도 좋겠다. 나는 과연 언제쯤 갈 수 있을까? 가보고는 싶은데 못 가는 곳이 너무 많네.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을 다 들리면서 종주를 하려면 브롬톤을 타는 이상은 하루를 더 늘려야 할 것 같다. 

 

대청댐 인증센터

 

대청댐 인증센터에 도착하면 금강 종주를 마친 유인 인증까지 받고 오는 게 최종 목표였었는데 내가 대청댐 인증센터에 도착한 게 16시 55분이었다. 그리고 그 때 딱 직원이 나와서 오늘은 휴관입니다 라는 안내 표지판을 세우고는 안으로 다시 들어가길래 안내 표지판을 읽어보니 대청댐은 17시까지 운영하는데 마지막 입장이 16시 55분까지라고 적혀있었다. 5분만 더 일찍 왔더라면... ㅠㅠ 역시 커피를 안 마셨어야 했나?

 

대청호?

 

하여튼 뭐... 유인 인증은 물건너 갔고 기차표도 취소를 했으니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대청호를 한 바퀴 둘러보고 다시 온 길을 거슬러 신탄진 역으로 향했다. 기존에 예약했던 기차는 진작에 포기했고 오면서 예약했던 기차보다 빠르게 출발하는 기차에 빈자리가 생겨서 일정을 변경해서 바로 기차를 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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